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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독문학:릴케:두이노의비가 [2021/02/17 20:07]
clayeryan@gmail.com [해설]
문학:독문학:릴케:두이노의비가 [2021/02/18 19:20] (현재)
clayeryan@gmail.com [제9비가]
줄 1127: 줄 1127:
 Leicht zu verstehen. Der bekannte Garten, Leicht zu verstehen. Der bekannte Garten,
 und schwankte leise: dann erst kam der Tänzer. und schwankte leise: dann erst kam der Tänzer.
-Nicht der. Genug! Und wenn er auch so leicht tut,+Nicht //der//. Genug! Und wenn er auch so leicht tut,
 er ist verkleidet und er wird ein Bürger er ist verkleidet und er wird ein Bürger
 und geht durch seine Küche in die Wohnung. und geht durch seine Küche in die Wohnung.
줄 1189: 줄 1189:
 von einem schönen Apfel? . . . . . . Mörder sind von einem schönen Apfel? . . . . . . Mörder sind
 leicht einzusehen. Aber dies: den Tod, leicht einzusehen. Aber dies: den Tod,
-den ganzen Tod, noch vor dem Leben so+den ganzen Tod, noch //vor// dem Leben so
 sanft zu enthalten und nicht bös zu sein, sanft zu enthalten und nicht bös zu sein,
 ist unbeschreiblich. ist unbeschreiblich.
줄 1346: 줄 1346:
 그러나 말해다오, 이들이 누구인지, 우리들보다 조금 더 그러나 말해다오, 이들이 누구인지, 우리들보다 조금 더
 덧없는 존재들,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어떤 의지가 덧없는 존재들,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어떤 의지가
-누군가, 누군가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꽉꽉 쥐어짜고+//누군가, 누군가//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꽉꽉 쥐어짜고
 있는 이들은? 만족은 커녕 이 의지는 이들을 쥐어짜고 있는 이들은? 만족은 커녕 이 의지는 이들을 쥐어짜고
 구부리고 휘감고 흔들어대고 구부리고 휘감고 흔들어대고
줄 1362: 줄 1362:
 강력한 아우구스트 대왕((아우구스트 데어 슈타르크August der Starke(1670~1733)는 작센의 선제후로, 손님들을 초대하여 여흥으로 한 손으로 한꺼번에 여러개의 주석 접시를 돌렸다고 한다.))이 식탁에 앉아 강력한 아우구스트 대왕((아우구스트 데어 슈타르크August der Starke(1670~1733)는 작센의 선제후로, 손님들을 초대하여 여흥으로 한 손으로 한꺼번에 여러개의 주석 접시를 돌렸다고 한다.))이 식탁에 앉아
 주석 접시를 던져올려 돌렸듯이. 주석 접시를 던져올려 돌렸듯이.
- 
  
 아, 그리고 이 가운데를 둘러싼 아, 그리고 이 가운데를 둘러싼
줄 1370: 줄 1369:
 잔뜩 뒤집어쓴 이 암술 주위로, 내키지 않음의 잔뜩 뒤집어쓴 이 암술 주위로, 내키지 않음의
 가짜 열매를 또다시 맺게 하는 이 암술 주위로, 그것을 가짜 열매를 또다시 맺게 하는 이 암술 주위로, 그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이 암술 주위로ㅡ가장 얇은+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이 암술 주위로ㅡ가장 얇은
 표면으로 내키지 않음의 가벼운 거짓 미소를 반짝이는. 표면으로 내키지 않음의 가벼운 거짓 미소를 반짝이는.
- 
  
 저기 서 있는 시들어 주름진 장사(壯士), 저기 서 있는 시들어 주름진 장사(壯士),
 이제 늙어 겨우 북이나 두드릴 뿐이니 이제 늙어 겨우 북이나 두드릴 뿐이니
 자신의 힘찬 살갗 속으로 오그라든 모습, 마치 그 살갗 속에 자신의 힘찬 살갗 속으로 오그라든 모습, 마치 그 살갗 속에
-예전에는 두 사내가 들어 있다가, 한 명은 죽어+예전에는 //// 사내가 들어 있다가, 한 명은 죽어
 이미 무덤 속에 누워 있고, 다른 한 명만 살아남은 듯하다, 이미 무덤 속에 누워 있고, 다른 한 명만 살아남은 듯하다,
 이제 귀도 먹고 때때로 조금은 이제 귀도 먹고 때때로 조금은
 먹먹하다, 짝 잃은 살갗 속에서. 먹먹하다, 짝 잃은 살갗 속에서.
- 
  
 그러나 그 젊은이, 그 사나이는 마치 한 목덜미와 그러나 그 젊은이, 그 사나이는 마치 한 목덜미와
 수녀의 아들이기라도 한 듯, 온몸이 팽팽하고 옹골차게 수녀의 아들이기라도 한 듯, 온몸이 팽팽하고 옹골차게
 근육과 순박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근육과 순박함으로 가득 차 있다.
- 
  
 오 그대들, 오 그대들,
줄 1392: 줄 1388:
 그 언젠가 장난감으로 주어졌다, 그 고통의 그 언젠가 장난감으로 주어졌다, 그 고통의
 오랜 회복기 중간에…… 오랜 회복기 중간에……
- 
  
 그대여, 그대는 날마다 수백 번씩, 설익은 채로, 그대여, 그대는 날마다 수백 번씩, 설익은 채로,
줄 1412: 줄 1407:
 그렇지만 맹목적으로, 그렇지만 맹목적으로,
 짓고 있는 저 미소…… 짓고 있는 저 미소……
- 
  
 천사여! 오 잡아라, 어서 꺾어라, 작은 꽃이 핀 그 약초를. 천사여! 오 잡아라, 어서 꺾어라, 작은 꽃이 핀 그 약초를.
줄 1418: 줄 1412:
 열리지 않은 기쁨들 사이에 놓아라 ; 아담한 단지에다 열리지 않은 기쁨들 사이에 놓아라 ; 아담한 단지에다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듯한 글씨를 새겨 찬미하라 :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듯한 글씨를 새겨 찬미하라 :
-                                             "곡예사의 미소"라고.+                                             //"곡예사의 미소"//라고.
   그리고 너 사랑스런 소녀여,   그리고 너 사랑스런 소녀여,
 너, 더없이 달콤한 기쁨들이 머리 위로 너, 더없이 달콤한 기쁨들이 머리 위로
줄 1430: 줄 1424:
 모든 저울들 위에 올려진 무심한 장터 과일이여, 모든 저울들 위에 올려진 무심한 장터 과일이여,
 어깨 밑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받으며.((앞에 나온 "젋고 탄력 있는 젖가슴"을 놓고 볼 때 이것은 사람들의 시선이 소녀 곡예사의 젖가슴에 쏠려 있음을 뜻한다.)) 어깨 밑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받으며.((앞에 나온 "젋고 탄력 있는 젖가슴"을 놓고 볼 때 이것은 사람들의 시선이 소녀 곡예사의 젖가슴에 쏠려 있음을 뜻한다.))
- 
  
 어디, 오 그곳은 어디 있는가 ㅡ 그곳은 내 가슴속에 있다―, 어디, 오 그곳은 어디 있는가 ㅡ 그곳은 내 가슴속에 있다―,
줄 1440: 줄 1433:
 아직도 접시들이 아직도 접시들이
 비틀대는 곳…… 비틀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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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가 갑자기 이 힘겹고 존재하지 않는 장소 안에서, 그러다가 갑자기 이 힘겹고 존재하지 않는 장소 안에서,
줄 1448: 줄 1440:
 자릿수가 많은 계산이 자릿수가 많은 계산이
 숫자 없이 똑 떨어지는 곳. 숫자 없이 똑 떨어지는 곳.
- 
  
 광장들, 오 파리의 광장이여, 끝없는 구경거리를 주는 곳이여, 광장들, 오 파리의 광장이여, 끝없는 구경거리를 주는 곳이여,
줄 1457: 줄 1448:
 운명의 값싼 겨울 모자(('겨울'은 죽음, 특히 '운명'에 따른 비본래적인 죽음을 암시한다.))에나 어울리는 것들일 뿐이다. 운명의 값싼 겨울 모자(('겨울'은 죽음, 특히 '운명'에 따른 비본래적인 죽음을 암시한다.))에나 어울리는 것들일 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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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사여!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느 광장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천사여!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느 광장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줄 1791: 줄 1781:
 우리에게 해줄 말이 없는 검은 운명은 갑작스레 열광하면서 우리에게 해줄 말이 없는 검은 운명은 갑작스레 열광하면서
 그를 향해 그의 떠들썩한 세계의 폭풍 속으로 들어가라고 노래한다. 그를 향해 그의 떠들썩한 세계의 폭풍 속으로 들어가라고 노래한다.
-하지만 나는 그의 목소리와 같은 소리는 듣지 못한다. 느닷없이,+하지만 나는 그의 //목소리와 같은// 소리는 듣지 못한다. 느닷없이,
 밀려오는 공기에 실려 어두운 그의 음성이 나를 뚫고 지나간다. 밀려오는 공기에 실려 어두운 그의 음성이 나를 뚫고 지나간다.
  
줄 1966: 줄 1956:
 하나의 대답이 서서히 눈을 뜨고 몸이 뜨거워지게 하고 싶은 것이다, 하나의 대답이 서서히 눈을 뜨고 몸이 뜨거워지게 하고 싶은 것이다,
 너의 대담한 감정에 어울리는 불타오르는 감정의 짝이 되도록. 너의 대담한 감정에 어울리는 불타오르는 감정의 짝이 되도록.
- 
  
 오, 봄은 이해하리라 ㅡ, 어느 조그만 틈새 하나라도 오, 봄은 이해하리라 ㅡ, 어느 조그만 틈새 하나라도
줄 1976: 줄 1965:
 약속된 놀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치솟는 물줄기로 잡아 올리는 약속된 놀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치솟는 물줄기로 잡아 올리는
 분수들을 이해하리라…… 그러면 봄 앞엔 여름이 서 있으리라. 분수들을 이해하리라…… 그러면 봄 앞엔 여름이 서 있으리라.
- 
  
 그 모든 여름 아침들뿐만 아니라, 이 아침들이 그 모든 여름 아침들뿐만 아니라, 이 아침들이
줄 1989: 줄 1977:
 오 언젠가는 죽는 것, 그들의 무한함을 아는 것, 오 언젠가는 죽는 것, 그들의 무한함을 아는 것,
 그 모든 별들을 : 그들을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잊겠는가! 그 모든 별들을 : 그들을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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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 그때 나는 애인을 향해 외쳤다. 그러나 그녀만이 보라, 그때 나는 애인을 향해 외쳤다. 그러나 그녀만이
줄 1998: 줄 1985:
 제대로 한 번 손에 잡은 것은 많은 이들에게도 소용되리라. 제대로 한 번 손에 잡은 것은 많은 이들에게도 소용되리라.
 운명이 어린 시절의 밀도보다 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 운명이 어린 시절의 밀도보다 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
-얼마나 자주 너희들은 사랑받는 남자를 추월했던가, 무를 향한 열린 세계를 향한 그 놀라운 달리기 끝에 숨을 내쉬며, 내쉬며. +얼마나 자주 너희들은 사랑받는 남자를 추월했던가,  
 +무를 향한 열린 세계를 향한 그 놀라운 달리기 끝에 숨을 내쉬며, 내쉬며.
  
 이승에 있다는 것은 멋진 일.(('두이노의 비가"의 중심이 되는 사고이다.)) 너희들은 그것을 알았다, 소녀들이여, 이승에 있다는 것은 멋진 일.(('두이노의 비가"의 중심이 되는 사고이다.)) 너희들은 그것을 알았다, 소녀들이여,
-너희들도. 너희들은 그것을 빼앗긴 것 같다, 너희들은 도회지의+//너희들도//. 너희들은 그것을 빼앗긴 것 같다, 너희들은 도회지의
 가장 비참한 골목과 곪아터진 상처 속으로, 또는 쓰레기 가장 비참한 골목과 곪아터진 상처 속으로, 또는 쓰레기
 구덩이 속으로 빠졌다. 모두 한 시간만을 가졌으니, 아니, 구덩이 속으로 빠졌다. 모두 한 시간만을 가졌으니, 아니,
줄 2012: 줄 1999:
 행복을 눈에 띄게 보여주려 한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복은 행복을 눈에 띄게 보여주려 한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복은
 우리가 그것을 마음속에서 변용시켰을 때 드러나는 법인데. 우리가 그것을 마음속에서 변용시켰을 때 드러나는 법인데.
- 
  
 세계는, 사랑하는 이여, 우리의 마음속 말고는 어디에도 없다. 세계는, 사랑하는 이여, 우리의 마음속 말고는 어디에도 없다.
줄 2025: 줄 2011:
 지난날 숭배하던 것, 무릎 꿇고 모시던 것이 아직 남아 있어도, 지난날 숭배하던 것, 무릎 꿇고 모시던 것이 아직 남아 있어도,
 그것은 있는 모습 그대로 보이지 않는 세계로 벌써 들어간다. 그것은 있는 모습 그대로 보이지 않는 세계로 벌써 들어간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그것을 마음속에+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그것을 //마음속에//
 다시 지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 기둥과 조각상으로 더 위대하게! 다시 지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 기둥과 조각상으로 더 위대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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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이 묵직하게 방향을 틀 때마다 폐적자들이 생기는 법, 이 세상이 묵직하게 방향을 틀 때마다 폐적자들이 생기는 법,
 이들은 과거의 것도 그리고 미래의 것도 소유하지 못한다. 이들은 과거의 것도 그리고 미래의 것도 소유하지 못한다.
 미래의 것 역시 사람들에겐 너무 멀리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것 역시 사람들에겐 너무 멀리 있기 때문이다.
-                                                               우리는 이것에+                                                               //우리는// 이것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 이것은 아직은 우리가 인식하는 형상을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 이것은 아직은 우리가 인식하는 형상을
 보존하는 것을 강화시켜주리라. 이것은 한때 사람들 속에 있었고, 보존하는 것을 강화시켜주리라. 이것은 한때 사람들 속에 있었고,
줄 2039: 줄 2023:
 어디로 가야 할지 모름 속에 서 있었다,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름 속에 서 있었다,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그리고 이것은 확정된 하늘에서 별들을 제 쪽으로 휘어놓았다. 그리고 이것은 확정된 하늘에서 별들을 제 쪽으로 휘어놓았다.
-천사여, 나는 그것을 그대에게 보여준다, 자 여기! 그대의 눈길 속에+천사여, 나는 그것을 //그대//에게 보여준다, //자 여기!// 그대의 눈길 속에
 그것이 구원을 받게 해다오, 마침내 똑바로 서도록. 그것이 구원을 받게 해다오, 마침내 똑바로 서도록.
 기둥들, 탑문들, 스핑크스,((릴케의 이집트 여행 경험을 알 수 있다.)) 사라져가는 또는 낯선 기둥들, 탑문들, 스핑크스,((릴케의 이집트 여행 경험을 알 수 있다.)) 사라져가는 또는 낯선
 도시 위로 우뚝 솟아 버티는 대성당의 잿빛 지주들. 도시 위로 우뚝 솟아 버티는 대성당의 잿빛 지주들.
  
- +그것은 기적이 아니었던가? 오 천사여, 경탄하라, 바로 //우리//다,
-그것은 기적이 아니었던가? 오 천사여, 경탄하라, 바로 우리다,+
 우리다, 오 그대 위대한 존재여, 우리가 그 일을 해냈다고 말해다오, 우리다, 오 그대 위대한 존재여, 우리가 그 일을 해냈다고 말해다오,
 나의 호흡은 그렇게 찬미하기에도 벅차다. 그러니 우리는 나의 호흡은 그렇게 찬미하기에도 벅차다. 그러니 우리는
줄 2380: 줄 2363:
 생물들 주변에 빙 둘러 덫처럼 놓여 생물들 주변에 빙 둘러 덫처럼 놓여
 생물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막는다. 생물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막는다.
-외부에 존재하는 것, 그것을 우리는 동물의+//외부에 존재하는 것//, 그것을 우리는 동물의
 표정에서 알 뿐이다 ; 우리는 갓난아이조차도 이미 표정에서 알 뿐이다 ; 우리는 갓난아이조차도 이미
 등을 돌려놓고 사물들의 모습을 뒤로 보도록 등을 돌려놓고 사물들의 모습을 뒤로 보도록
줄 2389: 줄 2372:
 앞에는 신을 두고 있다, 일단 걷기 시작하면, 동물은 앞에는 신을 두고 있다, 일단 걷기 시작하면, 동물은
 영원히 앞으로 걷는다, 마치 샘물의 흘러가듯이. 영원히 앞으로 걷는다, 마치 샘물의 흘러가듯이.
-  우리는 결코 단 하루도+  //우리는// 결코 단 하루도
 꽃들이 끊임없이 들어갈 수 있는 꽃들이 끊임없이 들어갈 수 있는
 순수한 공간을 앞에 두지 못한다. 항상 세계만 있을 뿐, 순수한 공간을 앞에 두지 못한다. 항상 세계만 있을 뿐,
 '아니오'가 없는 '아무 데도 아닌 곳'은 결코 없다 : 순수한 것, '아니오'가 없는 '아무 데도 아닌 곳'은 결코 없다 : 순수한 것,
 돌봄을 받지 않는 것. 우리가 숨쉬고 돌봄을 받지 않는 것. 우리가 숨쉬고
-무한히 알지만 탐내지 않는 것. 어릴 적에+무한히 //알지만// 탐내지 않는 것. 어릴 적에
 때때로 골몰하는 것, 조용히 키우다가 털어버려야 하는 것. 때때로 골몰하는 것, 조용히 키우다가 털어버려야 하는 것.
 또는 죽어서 도달할 수 있는 것. 또는 죽어서 도달할 수 있는 것.
줄 2430: 줄 2413:
 두 번째 고향은 잡종에다 바람만 드세다. 두 번째 고향은 잡종에다 바람만 드세다.
   오 작은 생물들의 행복함이여,   오 작은 생물들의 행복함이여,
-저희를 잉태했던 자궁 속에 언제나 머물러 있으니((릴케는 모태 속에 있다가 바깥세상으로 나온 생물과 이 우주 전체가 원래부터 모태인 생물을 구분하고 있다.)) ; +저희를 잉태했던 자궁 속에 언제나 //머물러 있으니//((릴케는 모태 속에 있다가 바깥세상으로 나온 생물과 이 우주 전체가 원래부터 모태인 생물을 구분하고 있다.)) ; 
-오 모기의 행복이여, 안에서 아직도 뛰어노는구나,+오 모기의 행복이여, //안에서// 아직도 뛰어노는구나,
 교미를 할 때조차도 : 그들에겐 자궁이 모든 것이니까. 교미를 할 때조차도 : 그들에겐 자궁이 모든 것이니까.
 그런데 보라, 새의 불완전한 안전을, 그런데 보라, 새의 불완전한 안전을,
줄 2690: 줄 2673:
 행복이란 다가오는 상실에 한 발 앞선 한시적인 누림일 뿐. 행복이란 다가오는 상실에 한 발 앞선 한시적인 누림일 뿐.
 호기심 때문도 아니고, 또한 마음을 쓰기 위함 때문도 아니다, 호기심 때문도 아니고, 또한 마음을 쓰기 위함 때문도 아니다,
-월계수에도 그런 마음이 있다면 좋으련만....+월계수에도 그런 마음이 //있다면 좋으련만//....
  
 사실은 이곳에 있음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사실은 이곳에 있음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모든 것, 사라지는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필요로 하고, 모든 것, 사라지는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필요로 하고,
 나름대로 우리의 관심을 끌기 때문이다. 더 덧없는 존재인 우리를. 나름대로 우리의 관심을 끌기 때문이다. 더 덧없는 존재인 우리를.
-모든 존재는 한 번뿐. 단 한 번뿐. 한 번뿐, 더 이상은 없다. 우리도+모든 존재는 //한 번뿐//. 단 //한 번//뿐. 한 번뿐, 더 이상은 없다. 우리도
 한 번뿐. 다시는 없다. 그러나 이 한 번뿐. 다시는 없다. 그러나 이
-한 번 있었다는 사실, 비록 단 한 번뿐이지만 :+한 번 있었다는 사실, 비록 단 //한 번뿐//이지만 :
 지상에 있었다는 사실은 취소할 수 없는 일이다. 지상에 있었다는 사실은 취소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달려들어 그것을 수행하려 하며, 그래서 우리는 달려들어 그것을 수행하려 하며,
줄 2709: 줄 2692:
 사랑의 긴 경험을 가져간다, ㅡ 그래, 사랑의 긴 경험을 가져간다, ㅡ 그래,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가져간다. 그러나 훗날,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가져간다. 그러나 훗날,
-별들 아래서, 왜 근심할까 : 이들이 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별들 아래서, 왜 근심할까 : //이들이 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결국 방랑자 역시 산비탈에서 계곡으로 가지고 돌아오는 것은 결국 방랑자 역시 산비탈에서 계곡으로 가지고 돌아오는 것은
 누구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한 줌의 흙이 아니라, 누구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한 줌의 흙이 아니라,
줄 2726: 줄 2709:
 앞으로 올 많은 사람들에 앞서서…… 가볍게. 앞으로 올 많은 사람들에 앞서서…… 가볍게.
  
-여기는 말할 수 있는 것을 위한 시간, 여기는 그것의 고향이다.+//여기는 말할 수 있는 것//을 위한 시간, //여기//는 그것의 고향이다.
 말하고 고백하라. 예전보다 더 많이 말하고 고백하라. 예전보다 더 많이
 사물들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사물들은 우리에게서 멀어져간다, 사물들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사물들은 우리에게서 멀어져간다,
줄 2738: 줄 2721:
  
 천사를 향해 이 세상을 찬미하라, 말로 할 수 없는 세상은 말고, 천사를 향해 이 세상을 찬미하라, 말로 할 수 없는 세상은 말고,
-호화로운 감정으로는 너는 천사를 감동시킬 수 없다 ; 천사가+호화로운 감정으로는 너는 //천사//를 감동시킬 수 없다 ; 천사가
 모든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우주공간에서 너는 초심자일 뿐이다. 모든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우주공간에서 너는 초심자일 뿐이다.
 그러니 천사에게 소박한 것을 보여주어라, 켳 세대에 걸쳐 만들어져 그러니 천사에게 소박한 것을 보여주어라, 켳 세대에 걸쳐 만들어져
줄 2754: 줄 2737:
  
 대지여, 그대가 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닌가? 우리의 마음에서 대지여, 그대가 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닌가? 우리의 마음에서
-보이지 않게 다시 한번 살아나는 것. ㅡ 언젠가 눈에 보이지+//보이지 않게// 다시 한 번 살아나는 것. ㅡ 언젠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그것이 그대의 꿈이 아니던가? ㅡ 대지여! 보이지 않음이여! 않게 되는, 그것이 그대의 꿈이 아니던가? ㅡ 대지여! 보이지 않음이여!
 변용이 아니라면, 무엇이 너의 절박한 사명이랴? 변용이 아니라면, 무엇이 너의 절박한 사명이랴?
줄 3063: 줄 3046:
 그러나 밖에는 언제나 대목장의 변두리들이 넘실대고 있다. 그러나 밖에는 언제나 대목장의 변두리들이 넘실대고 있다.
 자유의 그네여! 열정의 잠수부여, 곡예사들이여! 자유의 그네여! 열정의 잠수부여, 곡예사들이여!
-그리고 여러 모양들로 예쁘게 꾸민 행운의 사격장(대목장의 비본래성과 무대 세트 같은 성격을 표현한 것이다.))에서는+그리고 여러 모양들로 예쁘게 꾸민 행운의 사격장((대목장의 비본래성과 무대 세트 같은 성격을 표현한 것이다.))에서는
 양철 과녁이 넘어지며 덜커덩 소리를 낸다, 양철 과녁이 넘어지며 덜커덩 소리를 낸다,
 어느 솜씨 좋은 사람이 명중시킬 때마다. 그 사람은 갈채에서 어느 솜씨 좋은 사람이 명중시킬 때마다. 그 사람은 갈채에서
줄 3534: 줄 3517:
 《두이노의 비가》는 1912년 1월 하순에 시작하여 1922년 2월 26일에 완성되었다. 10년이 넘게 걸린 작품이다. 릴케는 첫 <비가>를 쓴 뒤 간헐적으로 작품에 손을 대면서 마치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처럼 정신적으로 거북함을 느껴오다가 마침내 스위스의 뮈조트 성에서 작품의 완성을 보기에 이른다. 이탈리아 아드리아 해안에 있는 탁시스 후작 부인 소유의 두이노의 성 절벽 아래를 산책하다가 바람결에 들려온 소리를 그대로 받아적었다는 그 첫 머리는 다음과 같다. 《두이노의 비가》는 1912년 1월 하순에 시작하여 1922년 2월 26일에 완성되었다. 10년이 넘게 걸린 작품이다. 릴케는 첫 <비가>를 쓴 뒤 간헐적으로 작품에 손을 대면서 마치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처럼 정신적으로 거북함을 느껴오다가 마침내 스위스의 뮈조트 성에서 작품의 완성을 보기에 이른다. 이탈리아 아드리아 해안에 있는 탁시스 후작 부인 소유의 두이노의 성 절벽 아래를 산책하다가 바람결에 들려온 소리를 그대로 받아적었다는 그 첫 머리는 다음과 같다.
  
- 내가 이렇게 소리친들, 천사의 계열 중 대체 그 누가 +<blockquote> 
- 내 목소리를 들어줄까? 한 천사가 느닷없이 +<color #4000FF> 
- 나를 가슴에 끌어안으면, 나보다 강한 그의 + 내가 이렇게 소리친들, 천사의 계열 중 대체 그 누가\\ 
- 존재로 말미암아 나 스러지고 말 텐데. 아름다움이란+ 내 목소리를 들어줄까? 한 천사가 느닷없이\\ 
 + 나를 가슴에 끌어안으면, 나보다 강한 그의\\ 
 + 존재로 말미암아 나 스러지고 말 텐데.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간신히 견디어내는 무서움의 시작일 뿐이므로.  우리가 간신히 견디어내는 무서움의 시작일 뿐이므로.
 +</color>
 +</blockquote>
    
 릴케 스스로 천재적 정신의 결정적인 업적으로 여긴 대작 《두이노의 비가》의 이 첫 구절에서 우리는 무엇을 떠올릴 수 있을까? 대담한 메타포, 암호화된 상징, 현 시대와 동떨어진 것들의 시적 수용, 언어의 웅장함과 모호성, 무어라 규정할 수 없는 비장감, 그로 인한 해석상의 열린 특성, 이것이 우리가 릴케의 《두이노의 비가》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리라. 바로 이로 인해 《두이노의 비가》는 현대 독일시 중 가장 접근하기 힘든 시 중의 하나가 되었다. 릴케 스스로 천재적 정신의 결정적인 업적으로 여긴 대작 《두이노의 비가》의 이 첫 구절에서 우리는 무엇을 떠올릴 수 있을까? 대담한 메타포, 암호화된 상징, 현 시대와 동떨어진 것들의 시적 수용, 언어의 웅장함과 모호성, 무어라 규정할 수 없는 비장감, 그로 인한 해석상의 열린 특성, 이것이 우리가 릴케의 《두이노의 비가》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리라. 바로 이로 인해 《두이노의 비가》는 현대 독일시 중 가장 접근하기 힘든 시 중의 하나가 되었다.
  
-총 10편의 복잡한 상징 체계로 이루어진 이 연작시에 외견상으로나마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은 '천사'라는 상징적 존재이다. 그렇다면 이 '천사'는 우리가 익히 떠올릴 수 있는 기독교의 천사를 말하는 것인가? 릴케는 폴란드의 번역가에게 쓴 편지에서 《두이노의 비가》의 천사는 기독교의 천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다. "왜냐하면 《두이노의 비가》에서는 삶에 대한 긍정과 죽음에 대한 긍정이 한가지 것으로 증명되기 때문이다."+총 10편의 복잡한 상징 체계로 이루어진 이 연작시에 외견상으로나마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은 '천사'라는 상징적 존재이다. 그렇다면 이 '천사'는 우리가 익히 떠올릴 수 있는 기독교의 천사를 말하는 것인가? 릴케는 폴란드의 번역가에게 쓴 편지에서 <hi #efe4B0>《두이노의 비가》의 천사는 기독교의 천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다.</hi> "왜냐하면 《두이노의 비가》에서는 삶에 대한 긍정과 죽음에 대한 긍정이 한가지 것으로 증명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보잘것 없음에 한없이 자신을 낮추는 시적 자아는 이 상상의 높은 존재인 '천사를 향해 노래를 바친다. '천사'는 눈부신 완벽한 아름다움을 구가한다. 자신의 보잘것 없음에 한없이 자신을 낮추는 시적 자아는 이 상상의 높은 존재인 '천사를 향해 노래를 바친다. '천사'는 눈부신 완벽한 아름다움을 구가한다.
  
- 일찍 성취된 것들, 너희들 창조의 응석꾸러기들, +<blockquote> 
- 모든 창조의 산맥들, 아침 노을 드리운 +<color #4000FF> 
- 산마루, 꽃피는 신성의 꽃가루, + 일찍 성취된 것들, 너희들 창조의 응석꾸러기들,\\ 
- 빛의 뼈마디, 복도들, 계단들, 왕좌들, + 모든 창조의 산맥들, 아침 노을 드리운\\ 
- 날뛰는 감정의 붐빔, 그리고 갑자기 하나씩 나타나는 + 산마루, 꽃피는 신성의 꽃가루,\\ 
- 거울들: 제 몸 속에서 흘러나간 아름다움을+ 빛의 뼈마디, 복도들, 계단들, 왕좌들,\\ 
 + 날뛰는 감정의 붐빔, 그리고 갑자기 하나씩 나타나는\\ 
 + 거울들: 제 몸 속에서 흘러나간 아름다움을\\
  다시 제 얼굴에 퍼담는.  다시 제 얼굴에 퍼담는.
 +</color>
 +</blockquote>
  
 '천사'는 자체 내에 쉬고 있는 존재, 즉 자족적인 존재의 대변자로서 인간적인 궁핍을 두드러지게 해주는, 인간의 접근을 거부하는 척도이자 인간이 경탄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모범으로 묘사된다. 이것이 시에서는 '거울'처럼 자신에게서 흘러나간 '아름다움'을 다시 퍼담는 존재로 표현된다. 천사는 순환적이고 자족적인 존재를 순수하게 구현한다. 이 면에서 천사는 나르시스와 유사하다. 우리 인간은 늘 덧없이 방출만을 할 뿐이다. 즉 존재의 상실만이 있다. 이로써 《두이노의 비가》의 주제가 인간 존재의 조건임이 드러난다. 인간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릴케는 오히려 그 반대로 인간 존재가 아닌 천사의 의미를 알아내려고 한다. '천사'는 자체 내에 쉬고 있는 존재, 즉 자족적인 존재의 대변자로서 인간적인 궁핍을 두드러지게 해주는, 인간의 접근을 거부하는 척도이자 인간이 경탄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모범으로 묘사된다. 이것이 시에서는 '거울'처럼 자신에게서 흘러나간 '아름다움'을 다시 퍼담는 존재로 표현된다. 천사는 순환적이고 자족적인 존재를 순수하게 구현한다. 이 면에서 천사는 나르시스와 유사하다. 우리 인간은 늘 덧없이 방출만을 할 뿐이다. 즉 존재의 상실만이 있다. 이로써 《두이노의 비가》의 주제가 인간 존재의 조건임이 드러난다. 인간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릴케는 오히려 그 반대로 인간 존재가 아닌 천사의 의미를 알아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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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비가는 리듬상으로 다시 축소되어 다시 한번 비판의 음조를 띤다. 여기서 시인은 인간과 자연의 생물 사이의 차이는 극복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의식에 의해서 모든 자연스런 생물 존재들과 떨어져서 모든 생물들이 '죽음에서 벗어나'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보는 '열린 세계'를 보지 못한다. 어린아이, 죽어가는 자, 간혹 사랑하는 사람만이 '열린 세계', 즉 한계지어지지 않은 이 세계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이것 저것 따지는 존재인지라 언제나 '세계'와 마주 서 있다.' 이것은 인간이 스스로 죽을 존재임을 언제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이것이 우리의 '운명'임을 받아들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 그 걷어치울 수 없는 한계와 일회성을 받아들여 어떻게 그것을 우리가 결실있게 할 것인가――제8비가는 제7비가에서처럼 변용을 이야기한다. 이것이 더욱 뚜렷한 윤곽을 얻는다. 그것은 말하기로 시작된다. 우리가 손을 쓸 수 없는,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들'을 이야기하는 것, 마법적인 소환의 말을 통해 본래의 존재를 넘어서는 내밀성에 이른다. 오늘날 이 사물들은 '모습이 없는 행동', 즉 상징성이 없는 천박한 행위에 사로잡혀 있다. '말하기'를 통해서 이런 사물들은 보이지 않는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는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것으로의 변용이 사물들, 즉 '대지'가 우리에게 부여한 '사명', 즉 그것들을 덧없음에서 구원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다. 이 사명을 수락하고 무상한 이곳 존재와 친숙한 죽음에 대한 인정에서 삶에 대한 수긍의 태도가 자라난다. 제8비가는 리듬상으로 다시 축소되어 다시 한번 비판의 음조를 띤다. 여기서 시인은 인간과 자연의 생물 사이의 차이는 극복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의식에 의해서 모든 자연스런 생물 존재들과 떨어져서 모든 생물들이 '죽음에서 벗어나'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보는 '열린 세계'를 보지 못한다. 어린아이, 죽어가는 자, 간혹 사랑하는 사람만이 '열린 세계', 즉 한계지어지지 않은 이 세계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이것 저것 따지는 존재인지라 언제나 '세계'와 마주 서 있다.' 이것은 인간이 스스로 죽을 존재임을 언제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이것이 우리의 '운명'임을 받아들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 그 걷어치울 수 없는 한계와 일회성을 받아들여 어떻게 그것을 우리가 결실있게 할 것인가――제8비가는 제7비가에서처럼 변용을 이야기한다. 이것이 더욱 뚜렷한 윤곽을 얻는다. 그것은 말하기로 시작된다. 우리가 손을 쓸 수 없는,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들'을 이야기하는 것, 마법적인 소환의 말을 통해 본래의 존재를 넘어서는 내밀성에 이른다. 오늘날 이 사물들은 '모습이 없는 행동', 즉 상징성이 없는 천박한 행위에 사로잡혀 있다. '말하기'를 통해서 이런 사물들은 보이지 않는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는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것으로의 변용이 사물들, 즉 '대지'가 우리에게 부여한 '사명', 즉 그것들을 덧없음에서 구원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다. 이 사명을 수락하고 무상한 이곳 존재와 친숙한 죽음에 대한 인정에서 삶에 대한 수긍의 태도가 자라난다.
  
- 대지여, 그대가 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닌가? 우리의 마음에서 +<blockquote> 
- 보이지 않게 다시 한번 살아나는 것. ― 언젠가 눈에 보이지 +<color #4000FF> 
- 않게 되는, 그것이 그대의 꿈이 아니던가? ― 대지여! 보이지 않음이여!+ 대지여, 그대가 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닌가? 우리의 마음에서\\ 
 + 보이지 않게 다시 한번 살아나는 것. ― 언젠가 눈에 보이지\\ 
 + 않게 되는, 그것이 그대의 꿈이 아니던가? ― 대지여! 보이지 않음이여!\\
  변용이 아니라면, 무엇이 너의 절박한 사명이랴?  변용이 아니라면, 무엇이 너의 절박한 사명이랴?
- +</color> 
 + </blockquote> 
 릴케가 스스로의 해석에서 《두이노의 비가》의 본래적인 의미이자 '사명'이라고 한 것을 우리는 시인의 지금까지의 다름 작품들을 토대로 해서 결론지을 수 있다. 그것은 이승의 삶과 세계 그리고 현존재에 대해 동조하는 찬양의 자세이다. 그것을 시인은 제10비가의 첫머리에서 다음 같이 노래한다. 릴케가 스스로의 해석에서 《두이노의 비가》의 본래적인 의미이자 '사명'이라고 한 것을 우리는 시인의 지금까지의 다름 작품들을 토대로 해서 결론지을 수 있다. 그것은 이승의 삶과 세계 그리고 현존재에 대해 동조하는 찬양의 자세이다. 그것을 시인은 제10비가의 첫머리에서 다음 같이 노래한다.
  
- 언젠가 나 이 무서운 인식의 끝마당에 서서+<blockquote> 
 +<color #4000FF> 
 + 언젠가 나 이 무서운 인식의 끝마당에 서서\\
  화답하는 천사들을 향해 환호와 찬양의 노래를 부르리라.  화답하는 천사들을 향해 환호와 찬양의 노래를 부르리라.
-  +</color> 
-제10비가는 비탄과 환호 사이의 균형감을 보여준다. 이 연작시의 대구적인 구조가 웅대하고 치밀한 메타포의 신화적 비전 속에 하나로 합쳐지고 지양되어 나타난다. '고통'과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고통의 풍경에 대한 묘사 속에서 두 영역의 통일성이 상징적으로 형상화된다. 시인은 여기서 다시 한번―이번에는 이같은 형이상학적 측면에서―우리 인간 존재의 비본래성, 특히 문명적인 일에 종사하고 그로 인해 정신이 분산될 경우를 들추어낸다. '고통의 도시'라는 풍자적인 알레고리를 통하여. 이러한 도시의 껍데기 같은 성격은 이 도시가 고통과 죽음을 구축한다는 데서 드러난다. 진정한 것은 이것들을 배경으로, 즉 죽음을 향한 공공연한 전이와 비탄의 풍경으로의 전이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죽음의 나라―죽은 젊은이가 의인화된 '비탄'에 의해 인도되는 곳―는 이집트의 고대 풍경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이곳의 가장 깊은 곳, 원초의 고통의 산맥에 둘러싸인 계곡에서 '기쁨의 샘물'이 솟아난다.+ </block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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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비가는 비탄과 환호 사이의 균형감을 보여준다. 이 연작시의 대구적인 구조가 웅대하고 치밀한 메타포의 신화적 비전 속에 하나로 합쳐지고 지양되어 나타난다. '고통'과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고통의 풍경에 대한 묘사 속에서 두 영역의 통일성이 상징적으로 형상화된다. 시인은 여기서 다시 한번―이번에는 이같은 형이상학적 측면에서―우리 인간 존재의 비본래성, 특히 문명적인 일에 종사하고 그로 인해 정신이 분산될 경우를 들추어낸다. '고통의 도시'라는 풍자적인 알레고리를 통하여. 이러한 도시의 껍데기 같은 성격은 이 도시가 고통과 죽음을 구축한다는 데서 드러난다. 진정한 것은 이것들을 배경으로, 즉 죽음을 향한 공공연한 전이와 비탄의 풍경으로의 전이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죽음의 나라―죽은 젊은이가 의인화된 '비탄'에 의해 인도되는 곳―는 이집트의 고대 풍경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이곳의 가장 깊은 곳, 원초의 고통의 산맥에 둘러싸인 계곡에서 '기쁨의 샘물'이 솟아난다.
  
 《두이노의 비가》가 완성된 즈음에 쓴 《젊은 노동자의 편지》에서 릴케는 '이곳에서 우리에게 주어지고 허락된 것 속에서 우리의 감각을 속속들이 즐겁게 해주느 것'을 보려는 시도에 대해서 말한다. 저승에 대한 구원의 기대감을 버리고 이승에 충실하자는 말은 이미 《기도시집》에서도 언급된 릴케의 반기독교적인 태도의 표현이다. 현실적 삶의 곤궁과 덧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승의 삶을 찬양하자는 것, 그것은 곧 《기도시집》제3부의 가난한 자들에 대한 칭송과 상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릴케는 《비가》에서 인간 존재의 이유를 시인의 사명과 결합시켜 보여주는 것이다. '고통'을, '기쁨'을 위한 '대비의 배경'으로 노래한 《두이노의 비가》를 우리는 예술가의 자기진술로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인간의 보편적인 운명의 형상화로 해석할 수 있다.++++ 《두이노의 비가》가 완성된 즈음에 쓴 《젊은 노동자의 편지》에서 릴케는 '이곳에서 우리에게 주어지고 허락된 것 속에서 우리의 감각을 속속들이 즐겁게 해주느 것'을 보려는 시도에 대해서 말한다. 저승에 대한 구원의 기대감을 버리고 이승에 충실하자는 말은 이미 《기도시집》에서도 언급된 릴케의 반기독교적인 태도의 표현이다. 현실적 삶의 곤궁과 덧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승의 삶을 찬양하자는 것, 그것은 곧 《기도시집》제3부의 가난한 자들에 대한 칭송과 상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릴케는 《비가》에서 인간 존재의 이유를 시인의 사명과 결합시켜 보여주는 것이다. '고통'을, '기쁨'을 위한 '대비의 배경'으로 노래한 《두이노의 비가》를 우리는 예술가의 자기진술로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인간의 보편적인 운명의 형상화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