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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국문학:현대시:근현대시:양여천 [2023/09/02 23:37] clayeryan@gmail.com [그리움만큼 발톱도 빨리 자란다] |
문학:국문학:현대시:근현대시:양여천 [2023/11/26 22:51] (현재) clayeryan@gmail.com [달맞이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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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바이올린 레슨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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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을 쭈욱 뻗어서 스크롤을 감싸 쥐어보렴. 옳지. 거기까지가 네가 펼쳐내어 보일 수 있는 목소리의 한계야. 그것에 곧 익숙해지고 많이 좌절해야 할 거야. 왼손은 늘 그렇게 한계 속에서 정확한 길을 찾으려고 발버둥 치겠지. 근데 너의 오른손에는 다른 무기가 하나 있어. 그건 기회야. | ||
+ | 오른손에 쥔 활은 때론 네 팔보다 길고, 때론 네 팔보다 짧지. 인생도 그래. 끝과 끝이 정해져 있어. 언제까지 살 수 있게 될지 인간은 알지 못해. 가야할 곳도 무척이나 한정적이야.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너의 재능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네 앞에 네 갈래의 길로 놓여 있어.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 ||
+ | 은빛과 금빛 색색의 실로 끝을 묶어 잡아당겨놓은 그 길은, 마치 인생의 네 번 사계절과 같지. 봄날의 참새들이 우는 것처럼 재재거리는 여자들의 목소리로 노래하다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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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의 날개는 나방처럼 아프게 가루로 부서지는 그런 것이어도 좋아. 그래 이제 한 번 퍼덕여봐. 네게는 크기 따위는 상관없이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가 있어. 아직 하늘을 날기 위한 훈련의 시간이 부족할 뿐이야. 그렇게 수 만 시간의 수 천 번의 활질들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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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려워? 갈 곳이 없을 때가 두려운 거야. 하늘에 갈 수 없는 곳은 없어. 다만 네가 날개를 펴고 뛰어보지 못했을 뿐이지. 현 끝에서 현 끝까지. 다시 한 번 그 기억들을 더듬어 음계를 긁어볼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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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옳지. 그렇게 따스하게 한 번. 다시 한 번 바이올린의 그 가는 팔목을 쥐고, 그 어깨를 한 번 감싸 안아봐. 네가 껴안고 좌절했던 그렇게도 흐느꼈던 밤과 그 시간들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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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의 수많은 활들이 항해자의 깃발처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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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 그 손을 다시 한 번 잡아볼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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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맞이꽃 ===== | ===== 달맞이꽃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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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지는 엄마 얼굴 | 달이 지는 엄마 얼굴 | ||
얼마나 볼 수 있나 | 얼마나 볼 수 있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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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만 아픔 없이 | 이젠 그만 아픔 없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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