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은 매우 오래전에 작성되어 인터넷에 떠돌던 자료로 추정되는 바, 문맥상 낡은 어투와 띄어쓰기, 글의 분량이 미비한 것을 보충하여. 포스터를 구글링하여 첨부하고 시대 순으로 재정렬하였습니다. ( 이것도 일이네요.ㅠㅜ)
95년도 이후 최신작이나, 100편 이외에 수많은 명작들이 있고 의견이 다를 수 있겠으나. 영화사 100년을 기준으로 의미있는 작품들, 흥행, 예술성 기준으로 고전을 참고할 때 가치있는 가이드 자료로 생각합니다.
뤼미에르, 그리피스로 이어지는 영화의 태동은 1995년으로 100년의 역사를 맞이했습니다. 빛과 잔상의 예술이 펼치는 영화는 시대의 이념과 조류 그리고 수많은 영화작가의 고뇌와 정열을 담고 흡사 긴 강처럼 흘러 우리곁에 자리잡았습니다.
이에 [스크린]에서는 세계영화사에서 한 획을 그은 영화 100편을 선정, 전세계 영화인의 현당에 바치고자 합니다.
이 100편 선정의 기준은 [키네마준보] [까이에 뒤 시네마] [프리미에]를 참조해 영화가 갖는 역사성, 예술성, 흥행성, 기술적 업적 등을 그 잣대로 삼았습니다.
또한 국내 영화의 최근작은 객관적 기준의 모호성으로 인해 제외 시켰음을 밝힙니다.
1. 1915년 [국가의 탄생 - The Birth of a Nation] 감독 : D.W 그리피스 주연 : 릴리안 기슈, 헨리 월소르, 메에 미슈, 미국, 115분 미국 영화사상 최초의 장편극영화이자 커트 백이나 라스트 미닛츠 레스큐 등 드라마와 혼연일체가 된 영화 기법에 한 획을 그은 문제작. 공전의 스케일로 묘사된 남북전쟁의 동란 중에 북군과 남군으로 갈라지는 케메론가와 스톤먼 가의 자식들. 그 운명, 그 휴머니티 드라마. 전후의 혼란과 비참한 생활. 이어 발생한 링컨의 암살. 흑인들의 제재에 반항하는 KKK(쿠, 클럭스, 클랜). 장대한 서사시는 당시 전미 사람들의 열광을 불러일으키고, 거대한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너무 심한 인종차별적 시점은 이미 개봉당시부터 여론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2. 1925년 [전함 포템킨 - Bronenosets Potyomkin] 감독 :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주연 : 알렉산더 앙뜨노프, 그레고리 알렉산드로프, 소련, 115분 에이젠슈타인이 불과 27세의 나이에 완성시킨 <전함 포템킨>은 1905년 일아났던 제1차 혁명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 오늘날 영화의 바이블로 평가되며 영화를 공부하는 모든 이들에게 교과서가 되었다. 에이젠슈타인이 주창했던 몽타쥬 이론이 적용된 대표작이면서, 민중의 힘과 혁명에 대한 낙관적 견해로 당대의 소련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심어주었던 작품이다. 에이젠슈타인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위해 직업배우가 아닌, 진짜 수병들과 오뎃사 시민들을 출연시켜 영화에 또다른 생동감을 부여했다.
3. 1926년 [메트로폴리스 - Metropolis] 감독 : 프리츠 랭 주연 : 브리지트 헬름, 독일, 125분 당시에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 기법의 모든 측면을 보여주는 작품. 프리츠 랭은 스스로를 형식주의자로 생각했고, 영화의 거의 모든 디테일을 미리 계획했다. 그는 항상 정확한 세트 스케치를 가지고 있었고 때로는 쇼트 작업을 해나가기 위한 소규모의 모형 세트를 가지고 일을 할 때도 있었다. 문명비판을 담은 <메트로폴리스>의 내용은 90년대의 기준으로는 다소 진부해 보이지만, 프리츠 랭의 스케일 큰 연출은 70년에 가까운 세월을 뛰어넘어 아직도 빛을 발한다. 원판은 상영시간 4시간여의 흑백 무성영화. 1984년에 락 음악 사운드 트랙이 덧붙여진 83분짜리 축소판이 나왔다.
4. 1927년 [나폴레옹 - Napoleon] 감독 : 아벨 강스 주연 : 알베르 듀 드네, 지나 마네스, 프랑스, 235분 무성영화 사상 최대의 스케일을 자랑하는 걸작. 헐리우드와 소련의 제작활기에 자극받은 프랑스에서 영화의 표현영역을 넓히기 위한 관심과 노력 속에 탄생한 작품이다. 카메라 무브먼트의 실험, 옵티칼 효과의 사용은 오늘날의 영화 조차도 따라갈 수 없는 경지에 올라 있다. 이 영화의 압권은 3개의 35밀리 화면을 동시에 와이드 스크린으로 사용한 엔딩 장면. 1927년 개봉 이후 원형대로 보여진 적이 없는 전설이 되었지만, 81년 영화기술의 발달로 인해 복원된 필름이다.
5. 1928년 [잔다르크의 수난 - La Passion De Jeanne d'Arc] 감독 : 칼 드라이어, 프랑스, 111분 덴마크 출신의 감독 칼 드라이어가 프랑스를 구하고 화형에 처해진 소녀 잔 다르크의 이야기를 다룬 무성영화. 이미지 강화를 위해 쓰여진 클로즈업 쇼트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로,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까지 담아낸 클로즈업과 이미지화가 충격적인 작품. 세상에서 영화로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한 영화로 종교적 주제를 리얼리즘과 형이상학과의 과제로 풀어가고 있다.
6. 1930년 [대지 - Zemlya] 감독 : 알렉산더 도브첸코 주연 : 스테판 슈크라트, 세뮨 스바젠코, 소련, 80분 도브첸코가 자신의 고향이었던 우크라이나의 자연과 농민들에게 바친 영상시이다. 이 영화에는 '농민과 지주 사이의 갈등', '사회주의 사회건설의 정당성'을 축으로 하는 이미지를 사용, 영화의 의미를 전달하고있다. 몽타쥬 기법으로 촬영된 <대지>의 단순명쾌한 화면은 훗날 소련의 다큐멘터리 작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고, 소련 내부 공화국들의 민족 작가들에게 사상적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7. 1930년 [서부전선 이상없다 -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감독 : 루이수 마일스톤 주연 : 루 에어즈, 윌리엄 베이크웰, 러셀 다리슨 미국, 103분 제1차대전중, 독일 군병사로서 참전해 부상을 입고 전장과 병원을 왕복한 체험을 토대로 해서 쓴 레마르크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영화화. 독일의 작은 마을의 학교에서는 전쟁 이야기로 화제의 꽃을 피운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애국 정신을 훈시하고, 그것에 편승된 폴 등 6명이 출정 지원한다. 그러나 현실의 전쟁은 만만하지 않았다. 조용한 말투이면서 전쟁 의 비참함, 무의미함이 가슴에 무겁게 전해져오는 반전영화의 걸작.
8. 1931년 [시티 라이트 - City Lights] 감독 : 찰리 채플린 주연 : 찰리 채플린, 버지니아 체릴, 해리 미,어 미국, 81분 상업적으로 성공한 찰리 채플린의 마지막 무성영화. 각본, 감독, 제작, 편집, 음악, 주연 등에 이르는 대부분의 과정을 채플린이 모두 마스터 했다. 대공항의 와중에서 고통받던 당대의 미국 관객들은 이미 친숙해진 채플린의 모습과 따뜻한 휴머니즘에서 위안을 받았다. 또한 비평가들은 유성영화가 관객들을 빼앗아가는 때에 무성영화를 만든 채플린의 용기에 찬사와 감탄을 보냈다. 떠돌이 부랑자가 눈 먼 꽃장수 소녀의 눈을 수술해주기 위해 술에 빠진 백만장자에게 접근하게 되고 결국 소녀는 눈을 수술한다. 가장 채플린다운 영화 중의 영화.
9. 1931년 [엠 - M] 감독 : 프리츠 랭 주연 : 피터 로레, 오토 베르니케, 구스타프 그륜트겐스 독일, 99분 범죄영화의 고전적인 명작 <닥터 마부제>, <메트로폴리스>등 무성영화 시대의 독일에서 계속해서 걸작을 만들어낸 프리츠 랭이 처음으로 연출한 발성영화이기도 하다. 소재는 당시 '듀셀도르프의 흡혈귀'라고 불리며 온독일을 공포에 빠뜨린 연속살인 사건에서 따왔다. 국민학교 여학생이 잔인한 수법으로 계속해서 살해된다. 경찰당국 의 필사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범인이 잡히지 않아 당국은 암흑가 에도 철저한 수사의 손길을 뻗친다. 어쩔 수 없이 암흑가도 독자의 수사를 시작한다. 거기에 동조한 부랑자들도 범인 찾기에 착수하지만 그들의 그물에 범인다운 남자가 걸려들었다. 소녀를 데리고 간 살인범 등에 부랑자 청년은 '살인자'의 머리글자인 M자를 분필로 써놓았다. M은 암흑가와 부랑자들에게 쫓기게 된다. 기분나쁜 M의 타이틀 백에서 흑백의 효과를 충분히 발휘한 작품. 후에 <말타의 매> 등에 출연 미국영화계에서도 활약한 로레가 살인범을 연기했다.
10. 1933년 [킹콩 - King Kong] 감독 : 메리안 C. 쿠퍼 주연 : 페리 레이, 로버트 암스트롱, 미국, 100분 개봉당시 온 세계를 경악시킨 특수촬영 영화의 고전적 명작. 미녀를 사랑한 킹콩의 비극적 운명을 묘사하고 있다. 남해의 고도 스카르섬의 오지에는 유사 이전의 세계가 남아있었다. 기록영화 제작자 데남은 공룡과 싸우면서 신장 18미터의 섬의 왕자, 킹콩을 사로잡아 뉴욕으로 데리고 돌아온다. 하지만 카메라 플래쉬에 놀란 킹콩은 창살을 부수고 뛰쳐나와 사랑하는 앤을 붙잡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옥상으로 오른다. 그러나 복엽기로 공격을 받고, 앤을 지키느라 부상을 입은 킹콩은 결국 떨어져서 죽는다. 높이 약 46센치의 킹콩 모델이나 인간의 미니어처를 사용한 특수 촬영은 지금보아도 경이적.
11. 1933년 [외인부대 - Le Grand Jeu] 감독 : 자끄 페데이 주연 : 마리 벨, 피에르 리셜 윌름, 프랑스, 120분 애인 프로렌스를 위해 나쁜 짓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그녀에게 버림받은 피에르. 그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어 외인부대에 들어가 주색의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어느날, 그는 프로렌스를 쏙 닮은 일마와 만난다. 유명한 외인부대를 배경으로 한 남녀의 운명을 묘사한 고전적인 작품.
12. 1938년 [모던타임즈 - Modern Times] 감독 : 찰리 채플린 주연 : 찰리 채플린, 포레트 고다르, 미국, 87분 돈과 기계에 칭칭 얽어맨 '현재의 시대'를 풍자한 채플린의 장편 희극. 목공공장의 공원 찰리는 벨트콘베이어(전송대)에서 운반되어 오는 부품의 나사를 계속 조이는데, 손이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미친 사람으로 인정되어 병원에 보내진다. 퇴원하자 해고가 되어 거리를 헤매이다가 공원의 데모대에 휩쓸려 리더로 오인받아 감옥행. 석방되어 조선소에서 일하지만 미완성의 배를 진수(進水 : 새로 만든 배를 처음으로 물에 띄움) 시켜버리고, 선착장에서 먹을 것을 훔친 아가씨와 함께 도망친다. 강가에 낡은 창고를 발견해 살면서 두 사람은 직장찾기에 나선다. 발성영화를 싫어했던 채플린이 무국적어로 [티티나]를 불러,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려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13. 1939년 [게임의 법칙 - La Regle du Jeu] 감독 : 장 르노와르 주연 : 마셀 달리오, 노라 그레고, 프랑스, 113분 인상파 화가 르노와르의 아들인 장 르노와르의 야유와 풍자가 난무하는 클래식 필름. 프랑스 지배계층에 대한 부도덕한 묘사로 인해 1959년에야 검열 삭제된 부분이 복원, 완성된 영화로 공개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영화가 표현할 수 있는 미장센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 추앙받기도 하는 <게임의 법칙>은 갖가지 계층의 프랑스인들이 모인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며칠간의 에피소드를 즐거리로 하고 있다. 하지만 줄거리 보다도 내러티브, 즉흥연기, 딥 포커스, 카메라 무브먼트, 모짜르트 음악 등이 영화의 풍부함을 더해준다. 감독 스스로가 이야기하는 이 영화의 주제는 '인생은 멈추어 있지 않고 항상 흐른다'라는 것.
14. 1939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Gone with the Wind] 감독 : 빅터 플레밍 주연 : 클라크 게이블, 비비안 리, 레슬리 하워드,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미국, 232분 대제작자, 셀즈닉이 만들어낸 미국 영화사상의 금자탑. 남북전쟁이 시작되기 직전의 조지아주 아틀랜타. 대농장주의 딸 스칼렛은 에쉴리을 사랑하지만 애쉴리는 그의 사촌 멜라니와 결혼해 버린다. 발랄한 스칼렛은 보란듯이 멜라니의 오빠와 결혼하는데 때마침 시작된 전쟁으로 전사, 지금은 여동생의 약혼자를 가로채 결혼했지 만 그도 죽었다. 격렬한 전화를, 늠름하고 야성적인 남자 버틀러의 도움을 받아 벗어난 스칼렛은 버틀러의 강인함이라고 할 수 있는 애정에 이끌려 결혼한다. 하지만 그녀는 애쉴리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못하고,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파경을 맞이하고, 버틀러는 그녀 곁을 떠난다. 그때 비로소 그녀는 버틀러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파격적인 제작비인 6백만 달러를 쏟아부은 셀즈닉의 집념. 게이블, 리를 비롯한 명우들의 최고의 연기, 테크닉컬러의 획기적인 성공 등, 미첼 여사의 베스트셀러는 황금의 30년대를 구축하기에 어울리는 초대작이 되어 되살아났다. 특히 스칼렛의 파란만장한 삶의 모습을 통해, 여성의 입장에서 미국인의 정신을 구가한 점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빛나는 이 작품의 원점이 있다.
15. 1939년 [역마차 - Stagecoach] 감독 : 존 포드 주연 : 존 웨인, 토마스 미첼, 클레어 트레버 미국, 99분 }9인의 승객을 태운 역마차가 아리조나에서 뉴멕시코까지 전력질주한다. 승객은 알콜중독 의사, 수비대의 남편을 방문하는 젊은 아내, 복수에 불탄 탈옥수, 전도사, 탈옥수를 쫓는 관리인, 비겁자인 술집 주인, 마을에서 쫓겨난 창녀, 공금횡령한 은행가 등등 구성원은 실로 다채롭다. 영화는 승객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삽입하면서 인디언 습격, 그리 고 클라이맥스의 탈옥수 키드와 3인의 무법자와의 대결까지를 숨막 히게 묘사한다. 리차드 헤이지만의 테마 음악, 버트 글레논의 카메라, 더들리 니콜즈의 각색, 웨인의 씩씩한 모습, 더불어 다이나믹한 액션과 압도적인 스피드감이 출중한 작품.
16. 1940년 [판타지아 - Fantasia] 월트디즈니스튜디오, 미국, 135분 2년에 걸쳐 1천명 이상의 인원을 동원, 완성시킨 월트디즈니 최고의 야심작. <백설공주>, <피노키오>등 동화를 원작으로 한 이전의 내러티브 만화영화에서 벗어난, 클래식 음악을 모티브로 만든 옴니버스 장편 애니메이션의 첫 번째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디즈니가 이 영화에서 폰치 엘리의 고상한 '시간의 춤'을 히아신스 히포와 벤 알리 게이터 사이의 몹시 익살맞은 춤에 사용했을 때, 그 '통속화'에 많은 음악 애호가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바하,차이코프스키,뒤카스,스트라빈스키,베토벤,무소르그스키, 슈베르트의 주옥같은 명곡들과 만날 수 있다.
17. 1941년 [시민케인 - Citizen Kane] 감독 : 오손 웰즈 주연 : 오손 웰즈, 조셉 코튼, 미국, 119분 오손 웰즈의 대표작이자 전 세계 영화 역사를 통털어 가장 위대한 작품 중의 한 편. 완성도와 규모 면에서 당시의 헐리우드 영화가 만들 수 있었던 최상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카메라맨 그렉 톨란드와 감독 오손 웰즈는 화면 속 세계에 깊이를 주는 딥 포커스(Deep Focus) 기법을 영화의 전 쇼트에 사용, 관객들 에게 '능동적'으로 화면을 읽고 해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당대의 대중 관객들에게는 외면당했지만 약 50년이 지난 오늘날에 는 거의 모든 비평가들의 'Best 10' 목록에 올라 있을 만큼 그 '새로움'과 '깊이'가 재평가 되고 있다.
18. 1942년 [카사블랑카 - Casablanca] 감독 : 마이클 커티즈 주연 : 험프리 보가트, 잉그리드 버그만, 미국, 102분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이 영화는, 헐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의 저력과 스타 시스템의 현장을 목도하게 하는 좋은 보기다. 이미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카사블랑카의 '닉스 아메리카'라는 카페의 주인 보가트는 그녀와 그녀의 남자를 자유 세계에 탈출시킨다. 아련한 사랑의 이야기와 환상적인 배우들의 연기는 20세기 헐리우드 대중문화의 기념물이란 칭송을 받을만하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는 미국의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을 뻔 했다는 사실.
19. 1945년 [무방비도시 - Roma Citta Aperta] 감독 : 로베르토 롯셀리니 출연 : 안나 마그나니, 이탈리아, 101분 거칠고 불완전하고 세련되지 못한 <무방비도시>가 걸작인 이유는 파시즘에 대항한 자유인들의 투쟁을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음에서, 혹은 영화와 사회/역사의 관계에 진지하게 접근한 네오 리얼리즘 영화의 출발점으로서, 이후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에 공헌한 영화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롯셀리니는 “왜 편집을 경시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사물은 거기에 있는데 왜 그것을 조작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말은 네오 리얼리즘의 이론적 신조를 매우 잘 뒷받침하고 있으며 이 작품 또한 그러하다.
20. 1945년 [천국의 아이들 - Les Enfants du Paradis] 감독 : 마르셀 카르테 주연 : 알레티, 장 루이 발로, 마리아 카자레스, 피에를 르노와르, 프랑스, 190분 나찌 점령하의 파리에서 2년에 걸쳐 제작되었고 나찌가 물러간 후에샤 비로소 완성, 개봉되었던 영화. '프랑스의 연극'과 '프랑스의 혼'에 바쳐진 이 영화는 누벨 바그 이전의 프랑스 문예 영화의 정점을 이루었다. 배경은 19세기 파리의 연극가. 시인 자끄 프레베르의 시나리오와 당대 최고의 연극배우인 장 루이 바로의 마임 연기로 더욱 유명한 작품.
21. 1946년 [미녀와 야수 - La Belle et la Bete] 감독 : 장 꼭또 주연 : 장 마리, 조셋 대이, 프랑스, 95분 화가이자 소설가, 영화감독이자 작가였던 프랑스의 아티스트 장 꼭또의 작품. 동화에서 소재를 따와 환상적인 세트 위에 영화로 제작된 이 이야기는, 특수효과와 테크닉의 남발 대신 조명과 세트, 마술적인 상상력이 결합된 작품이다. 촬영을 맡은 앙리 알레깡은 30년 후 빔 벤더스와 <베를린 천사의 시>에서 예의 시적인 화면을 다시 한 번 선보인 바 있다. 다분히 표현주의적인 영화사의 기조 위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영화라는 한 장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모든 예술 장르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돋보인다.
22. 1946년 [전화(戰火)의 저편 - Paisa] 감독 : 로베르토 롯셀리니, 이탈리아, 114분 이탈리안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작. 연합군의 이탈리아상륙 직전부 터 이탈리아 해방까지의 사건을 취재한 6개의 삽화로 이루어졌다. 소년에게 구두를 도둑맞은 미국 흑인병사 이야기, 연합군 로마 입성 시에 알게된 미국 병사와 재회하는 젊은 창녀 이야기, 옛날 연인을 전화를 빠져나와 찾으러 가는 미군간호사 등등. 남에서 북으로 연합군의 북상과 함께 전개하는 이런 에피소드는 어느것이나 조용한 말투이면서 전쟁의 비참함을 호소하고, 특히 라스트의 포 강에서의 독일군에 의한 빨치산 처형의 장면은 통렬하게 전쟁의 죄악을 고발하고 있다. <무방비 도시>와 나란히 롯셀리니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전쟁 서사시의 명작.
23. 1947년 [흔들리는 땅 - La Terra Trema] 감독 : 루키노 비스콩티 나레이터 : 루키노 비스콘티, 안토니오니 피에트란젤리, 이탈리아, 160분 시실리 섬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 <흔들리는 땅>은 새롭게 이들의 생활을 지배하기 시작한 자본주의가 그들의 삶의 근저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작품. 두 명의 조감독, 프란체스카 로지, 프랑코 제피렐리와 함께 7개월간 시실리섬에 거주하며 촬영된 이 작품은, 가장 급진적인 형태의 네오리얼리즘 영화로 손꼽을 수 있다. 실제 마을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 극영화이면서도, 다큐적 구성과 사실감 넘치는 화면을 솎아낸 수작.
24. 1948년 [자전거 도둑 - Ladri di Biciclette] 감독 : 비토리오 데 시카 주연 : 람베르토 마졸라니, 엔초 스타요라, 이탈리아, 90분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화 <자전거 도둑>은 이 사조가 안고 있는 모든 영화적 특징을 단적으로 표현해낸 작품이다. 다큐멘터리적인 사실감을 선호하는데 시카 감독은 조명을 자제한 고감도 필름과 일반인을 배우로 등장시키는 열의, 핸드 헬드 카메라의 무브먼트 등을 통해 새로운 사실주의의 사조에 충실한 작품을 완성시키고 있다. 시나리오는 그의 오랜 파트너 자비티니가 썼다. 전후 이탈리아의 궁핍한 현실에 들이댄 솔직한 카메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통한 보편적 주제에의 접근 등이 호소력과 힘을 발휘한다.
25. 1949년 [제 3의 사나이 - The Third Man] 감독 : 캐롤 리드 주연 : 오손 웰즈, 조셉 코튼, 미국, 105분 영국 작가 G. 그린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제2차대전 전후, 폐허가 된 빈에 친구 해리를 방문한 미국인 작가 홀리는 도착 즉시 해리의 죽음을 알고 어안이 벙벙해진다. 홀리는 해리의 사이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애인이었던 안나 를 비롯 서로 알고 지낸 사람들로부터 해리에 관해 듣고 돌아다니지 만 확실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영국점령군 소령의 입에서 해리가 암거래 대부이고, 조악한 페니실린을 부정으로 유출시켜 많은 희생자를 냈다는 사실을 알고 더욱 깜짝 놀란다. 영화가 지닌 예술성과 오락성을 훌륭하게 융합한 로버트 클래스커 의 흑백 촬영, 앤톤 카라스의 테마곡은 불멸의 곡이 되었다.
26. 1950년 [흑인 올페 - Orphee] 감독 : 장 꼭또 주연 : 장 마레, 마리아 카자레스, 프랑소와 페리에, 프랑스, 112분 <시인의 피>(30) 등 전위 영화도 직접한 시인 장 꼭또가 그리스 신화의 올페우스 전설을 독창적인 해석과 영상으로 대담하게 영화화한 작품. 주인공은 시인 올페. 어느날 그가 단골로 가는 카페에 죽음의 나라의 왕녀가 나타나고, 오토바이에 치인 시인 세쥬스트를 올페라 고 옮겨온다. 세쥬스트와 왕녀는 거울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이후 올페는 왕녀 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기고, 죽음의 나라에 들어가려고 한다. 다재다능했던 시인의 시적인 취향이 전편에 넘쳐흐른다. 꼭또의 미학과 그 세계를 충분히 맛볼 수 있는 명작이다.
27. 1952년 [사랑은 비를 타고 - Singin' in the Rain] 감독 : 스탠리 도넌, 진 켈리 주연 : 진 켈리, 데비 레이놀즈, 미국, 102분 뮤지컬 영화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사랑은 비를 타고>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와 은막, 영화에 대한 동격을 담고 있는 작품. 진 켈리의 안무와 표현주의적인 감각의 색채화면은 영화의 보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빗속에서 진 켈리가 주제가를 부르며 춤추는 장면은 아마도 가장 친근한 헐리우드 뮤지컬 이미지일 것이다. 50년대 그 전성기를 구가한 뮤지컬 영화의 역사와 화려한 세트, 신나는 노래들은 잊을 수 없는 즐거움을 준다.
28. 1952년 [금지된 장난 - Jeux Interdits] 감독 : 르네 끌레망 주연 : 브리지트 포세, 조르쥬 푸톨리, 슈잔느 쿠르탈, 프랑스, 86분 독일군의 폭격으로 부모를 잃은 뽈레뜨는 자신의 죽은 강아지를 안고 헤매다가 근처 농가에 사는 미셀을 만난다. 미셀을 뽈레뜨가 고아가 되었음을 알고, 집으로 데려와 강아지를 묻은 뒤 무덤에 십자가를 세워준다. 살아있는 것이 죽었을 때는 이렇게 묻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된 꼴레뜨는 새든, 벌레든 죽은 동물을 모아 무덤을 만들고 십자가를 세워준다. 무덤이 점점 늘어가고 십자가가 더욱 많이 필요해지자 미셀은 교회 제단에 놓여진 십자가를 훔치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형의 묘지에서 십자가를 뽑아오기도 한다.그러나 뽈레뜨를 고아수용소로 데려가기 위해 헌병이 찾아오고 결국 뽈레뜨와 미셀은 헤어지게 된다. 전쟁 고아라는 딱지를 붙이고 혼잡한 정류장 대합실 구석에 서있던 뽈레뜨는 어디선가 미셀이라고 부르는 듯한 소리를 듣고 계속 미셀과 엄마를 외치며 군중 속으로 사라진다. 나르시스 이에페스의 애수르 띤 기타 음악은 너무나 유명.
29. 1953년 [도쿄이야기 - 東京物語] 감독 : 오즈 야스지로 주연 : 류 시슈, 히가시야마 시에코, 일본, 134분 다다미 쇼트로 대변되는 야스지로의 영화들은 동양적인 미장센과 일본적인 스토리구성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노부부 커플이 동경에 도착한다. 이들에게는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바쁜 자식들이 있지만, 막상 동경에 여행온 부모님을 모실만큼 정성이 있는 자식은 없다. 노부부의 둘째 며느리는 남편의 실종에도 불구하고, 시골에서 상경한 노부부를 자신의 부모처럼 모신다. 조용하지만 힘이 넘치고 미세한 움직임과 정적인 화면구성이 일본영화의 맛을 느끼게 한다. 헐리우드식 영화문법을 벗어나 새로운 동양적 영화형식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
30. 1954년 [7인의 사무라이] 감독 : 구로사와 아키라 주연 : 도시로 미후네, 세이지 미야구치, 일본, 141분 16세기 일본의 막부시대 사무라이를 소재로 한 클래식 필름. 제작 당시의 상영시간은 208분이었으나 현재는 141분짜리 필름으로 상영되고 있다. 일본영화와 구로사와 아카라 감독을 세계에 인식시킨 첫번째 작품. 이후 헐리우드에선 이 작품을 서부영화 구조로 전환시킨 <7인의 총잡이>란 작품이 제작되기도 했다. 아키라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빌자면, 그의 영화 중 최고의 조건하에 가장 만족스럽게 연출된 영화라고 한다. 영화의 소재는 세익스피어의 희곡 <멕베드>를 중세의 일본으로 옮겨놓았다고. 이후 아키라 감독은 역시 세익스피어의 작품인 <리어왕>을 번안한 <란>을 제작하기도 했다.
31. 1954년 [여름의 폭풍 - Senso] 감독 : 루키노 비스콘티 주연 : 아리다 배리, 퍼리 그렌저, 이탈리아, 119분 보이드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비스콘티가 감독한 격정적인 명 작. 19세기 오스트리아 지배 하의 베니스. 청년장교와 백작부인의 운명적인 만남과 이별을 묘사한 아름답고도 잔혹한 사랑의 이야기. 비스콘티의 리얼리즘에 철저한 중후한 연출, 배리의 박진감 넘치는 연기가 압권이다.
32. 1954년 [선착장 - On the Waterfront] 감독 : 엘리아 카잔 주연 : 말론 브란도, 에바 마리 세인트, 로드 스타이거, 미국, 107분 카잔의 세미다큐멘터리 터치의 힘이 넘친 연출과 브란도의 참신한 연기로 아카데미상 8개부문상을 수상한 54년을 대표하는 화제작. 복서 퇴물인 불량배 테리는 자신의 형 찰리가 하역인부를 좌지우지하는 두목 조니의 지시로 동료를 살해하는 걸 목격하고 그 여동생 이디가 슬픔에 잠긴 모습에 흔들린다. 조니는 입막음과 협박을 계속하지만 찰리가 살해되자 테리는 법정의 증언대에 서고, 이디에게는 사랑을 고백한다. 동료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테리는 단신 앞장서 동료를 눈뜨게 한다.
33. 1954년 [길 - La Strada] 감독 : 페데리코 펠리니 주연 : 안소니 퀸, 줄리에타 마시나, 이탈리아, 107분 서커스 유랑인의 세계를 동경한 펠리니가 거리에서 연기를 하는 연예인의 쓸쓸한 부평초같은 생활을 묘사한 명작 중의 명작. 조악한 연예인 잠파노는 젤소미나라는 약간 부족한 아가씨를 고용해 유랑 생활을 한다. 젤소미나는 잠파노로부터 짐승취급을 당하지만 '키인'이라고 불리는 청년으로부터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키인'과 견원지간인 잠파노는 우연한 상황에서 '키인'을 살해해버린다. 울기만 하는 젤소미나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결국 그녀를 홀로 남겨두고 떠나간다. 몇 년 후 젤소미나의 죽음을 알고, 밤바다에서 짐승처럼 울어대는 잠파노. 니노 로타의 애절한 멜로디는 너무나 유명하다. 가장 감동적인 펠리니의 작품.
34. 1955년-1959년 [아푸 3부작 - Pather Panchali, Aparajito, Apu Sansar] 감독 : 사티야지트 레이 주연 : 커누 바네르지, 카루나 바네르지, 인도, 112분, 108분, 103분 구로사와 아키라와 함께 아시아 영화의 대가로 일컬어지는 인도의 레이 감독이 연출한 3부작. 각각이 독립된 영화이면서 동시에 같은 주제에 천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도영화와 레이영화의 힘을 느끼게 하는 걸작이다. 이 3부작은, 레이 감독 특유의 완만한 리듬과 에피소드 내러티브 방식이 특이하다. 레이 감독은 91년 사망했으며, 그해 깐느영화제에서 그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35. 1956년 [수색자들 - The Searchers] 감독 : 존 포드 주연 : 존 웨인, 제니퍼 헌터, 미국, 119분 존 포드의 웨스턴 걸작 중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는 <수색자들>은 나쁜 인디언과 착한 백인이라는 이분법적 흑백 논리를 그 자신이 깨엎는 파격을 선언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조카딸을 유괴해간 인디언의 무리를 5년간이나 뒤쫓는 존 웨인의 집념을 보여준 이 영화는, 포드 감독의 영화적 테마인 모뉴먼트밸리를 배경으로 한 모험극. 시대의 흐름에 밀려나와 옛 서부극의 용감한 미국인들을 묘사한 스펙터클한 영상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영화가 완성된 지 10년 후에야 비평가들을 통해 인정받기 시작해, 이제는 <시민케인>과 함께 영화의 텍스트로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다.
36. 1956년 [제7의 봉인 - Der Sjunde Inseglet] 감독 : 잉그마르 베르히만 주연 : 막스 폰 시도우, 군나르 뵤른스트랜드, 스웨덴, 97분 거장 베르히만이 페스트가 유행하는 종말적 세상을 근거로 한 중세에서, 현대에도 통하는 죽음의 문제를 더듬는 작품. 원정에 실패한 십자군의 기사가 인생에 회의를 품고 여러 나라를 편력한다. 종교에서 해답을 구하는 기사의 비장한 모습을 고전 양식의 화면에 드라마틱하게 묘사한 수작.
37. 1957년 [산딸기 - Smultronstallet] 감독 : 잉그마르 베르히만 주연 : 빅토르 세스트렘, 잉그리드 츄린, 스웨덴, 89분 인생의 공허함과 고독을, 한 교수를 통해서 현실과 회상과 악몽 속에서 묘사한 베르히만의 걸작. 전작 <제7의 봉인>에서는 신의 부재를 물었던 베르히만이 이 작품 에서는 인간의 사랑과 증오, 삶과 죽음이라는 테마에 날카롭게 파고 들었다. 유작이 된 세스트렘의 명연기도 잊을 수 없다.
38. 1957년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 Ascenseur Pour L'Echafaud] 감독 : 루이 말 주연 : 모리스 로네, 잔느 모로, 리노 밴츄라, 프랑스, 91분 노에르 카레프의 추리소설을 당시 25세의 말 감독이 연출한 처녀작으로 죄를 범한 현대인의 공허한 심리를 참신한 연출로 날카롭게 도려낸 걸작. 토지개발회사의 청년 의사 줄리앙은 사장 부인과 밀회를 거듭하다 드디어 방해자인 사장을 살해할 완전범죄를 기획한다. 하지만 범행 직후, 돌아가는 길에 탔던 엘리베이터가 전원어 꺼졌기 때문에 정지해버린다. 줄리앙의 알리바이는 의심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도시를 비쳐내는 폭력적인 모노크롬 영상과 즉흥연주에 의한 재즈음악이 정사에 폭 빠진, 갈 곳 없는 남녀의 모습을 훌륭하게 부각하고 있다. 누벨 바그의 존재를 온 세계에 알린 기념지적인 작품.
39. 1958년 [현기증 - Vertigo] 감독 : 알프레드 히치콕] 주연 : 제임스 스튜어드, 킴 노박, 미국, 128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무성영화 시대를 시작으로,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50년간의 연출 생활동안 50편의 극영화를 완성했다. <현기증>은 그의 연출력이 절정에 이른 50년대 말의 작품이며, 냉전시대의 불안과 광기를 미스터리, 멜로드라마라는 표현 아래 감춘 헐리우드 사상 가장 어둡고 절망적인 영화다. 죄의식, 성적욕망, 강박관념, 정신분석학의 주제를 집요하게 추적 하고 있는 이 영화는 당시 미국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으로 읽혀진다.
40. 1958년 [재와 다이아먼드 - Popioli Diament] 감독 : 안제이 바이다 주연 : 즈비그니에프 치블스키, 에바 크지제프스카, 폴란드, 104분 <철의 사나이>, <대리석의 사나이>, <당통> 등에서 완숙한 연출력을 보여준 바이다. 감독이 전후 폴란드 역사의 비극을 압축하여 드러낸 초기 걸작. “여기 남은 것은 재뿐만이지만/ 잿 속에서 다이아먼드가 솟아 나리라”라는 시 귀절에서 제목을 인용했다. 1945년, 나찌 점령군으로부터 해방된 폴란드에서 '새로운 나라'의 건설을 두고, 한 때는 동지였으나 지금은 서로 죽고 죽여야 하는 입장에선 두 젊은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41. 1959년 [400번의 구타 - Les 400 Coups] 감독 : 프랑소와 트뤼포 주연 : 장 피에르 레오 프랑스 , 101분 누벨바그 계열의 작가이자, '서정시인'인 트뤼포의 데뷔작이자 대표작. 트뤼포는 소년기의 불행했던 기억과 영화광으로서의 추억을 <400번의 구타>를 통해 따스하게 회상하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파리에 사는 13세 소년 앙뜨완 드와넬. 트뤼포 감독은 이 역을 맡았던 소년배우 장 피에르 레오가 성장해 감에 따라 같은 배우에게 같은 주인공 역을 맡긴 4편의 영화를 더 만드는 보기드문 기록을 남겼다.
42. 1959년 [벤허 - Ben-Hur] 감독 : 윌리엄 와일러 주연 : 찰톤 헤스톤, 잭 호킨스, 휴 그리피스, 미국, 222분 예수가 탄생했던 무렵을 무대로 로마제국 하, 유태인 지구 예루살렘 명가의 장남 벤허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묘사한 오락대작. 총독으로 새로 부임한 메살라와는 어릴 적의 친구였던 벤허였지만 지금은 각각 다른 입장에 있고, 우연한 일로 반역죄로 몰려 노예로 팔려가게 된다. 그러나 그곳 함장의 눈에 들어 로마 제1의 검투사, 전차조종사가 되었다. 한편 어머니와 여동생은 감옥에 갖히어 나병을 앓고 있었다. 벤허는 메살라의 비정한 처사에 격분하고 드디어 대전차경주에서 숙명적인 대결을 벌인다. 벤허가 승리자가 되었을 때, 예수는 처형되는데 그야말로 벤허의 은인으로 그의 가족의 불치병도 기적적으로 고쳐주고 다시 평화로운 생활로 돌아온다. 이 영화는 루 워리스의 베스트셀러를 토대로 6년반의 세월과 50억원(그때 당시) 거액을 투자해 제작된 클라이막스의 전투 씬이 압권.
43. 1959년 [네 멋대로 해라 - A Bout de Souffle] 감독 : 장 뤽 고다르 주연 : 장 폴 벨몽도, 진 세버그, 프랑스, 90분 원안은 프랑소와 트뤼포가 담당, 끌로드 샤브롤도 제작에 참가 했다고 하지만(실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고다르와 더불어 프랑스의 대표적 영화 잡지 [까이에 뒤 시네마]의 세 거인이 힘을 합친 누벨 바그 결정타라고 일컬어진 작품. 기성의 프랑스 영화의 개념, 나아가서는 영화제작의 상식을 깨고, 아메리칸 뉴 시네마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부여했다. 자동차도둑 미셀은 경관을 살해하고 파리로 도망왔다. 여자친구인 미국인 패트리샤와는 서로에게 자유를 부여한 속박없는 사랑을 즐기고 있는 관계. 경찰의 손길이 다가오고, 패트리샤는 미셀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미셀의 거주지를 밀고, 미셀에게도 경찰의 추적을 알린다. 도망가는 미셀의 등뒤에서 경관이 총을 겨눈다. “우리는 최저다”라며 눈을 감고 죽는 미셀, “최저란 무엇인가?”라 고 중얼거리는 패트리샤.
44. 1960년 [정사 - L'Avventura] 감독 :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주연 : 모니카 비티, 이탈리아, 145분 안토니오니의 영화는 현대 영화에 있어서 가장 느린 페이스에 속한다. 1960년, <정사>가 깐느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되었을 때, 냉정한 비평가들은 스크린에다 대고서 '커트!'를 외쳤고 관객들은 야유와 비난을 보냈다. 그러나 안토니오니의 많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실존적 고뇌'에 관한 것이고, 바로 영화의 느린 리듬은 그런 주제와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무미건조한 인간관계, 부조리와 소외로 가득찬 유럽 부르조아지들 의 삶을 모더니스트의 어법으로 형상화한 60년대 예술 영화의 고전.
45. 1960년 [사이코 - Psycho] 감독 : 알프레드 히치콕 주연 : 안소니 퍼킨스, 자넷 리, 존 개빈, 미국, 108분 여자가 연인을 위해 4만달러의 돈을 횡령해, 한 명의 청년이 관리하는 낡은 모텔에 투숙한다. 그곳에서 악몽 같은 사건이 시작된다. 이상심리를 테마로 한 히치콕의 공포 드릴러로 최후의 깜짝 놀랄 만한 결말까지, 그 테크닉의 빛이 바래지지 않는다. 개봉 당시 라스트 30분 동안, 관객의 입장을 정지한 것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46. 1960년 [달콤한 인생 - La Dolce Vita] 감독 : 페데리코 펠리니 주연 :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아니타에크버그, 아누크 에메, 이탈리아, 174분 처음 펠리나가 생각했던 타이틀은 <기원 2000년의 바빌론>이고, 20세기의 비빌론과 흡사한 로마의 퇴폐적인 모습을 유감없이 묘사한 대작. 펠리니 작품으로선 훗날 <사테리콘>이나 <카사노바>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작품이다. 스타 구성원의 호화로움도 특기할만하다. 현대의 로마, 작가를 꿈꾸고 지방에서 올라온 마르첼로는 지금은 가쉽 기자가 되어 있다. 어느날 밤 대부호의 딸 마다레너와 하룻밤 을 보내고 돌아오자, 동거중인 엠마가 자살을 시도했다. 엠마를 병원에 입원시킨 후, 마르첼로는 공항으로 헐리우드의 글래머 스타 실비아의 취재를 간다.
47. 1961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 West Side Story] 감독 : 로버트 와이즈 주연 : 나탈리 우드, 리차드 베이머, 조지 체키리스 미국, 151분 뉴욕 슬럼가에서 대립하는 이탈리아계의 제트단과 푸에르트리코계 의 셔크단. 제트단의 두목의 친구인 토니와 셔크단 보스의 여동생 마리아가 사랑에 빠짐으로서 비극이 발생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뉴욕이라는 도시로 옮겨놓은 뮤지컬 초대작.
48. 1961년 [쥘과 짐 - Jules Et Jim] 감독 : 프랑소와 트뤼포 주연 : 잔느 모로, 오스카 웨르나, 앙리 세르, 프랑스, 108분 당시 고다르와 함께 누벨 바그의 선두를 달렸던 트뤼포가 심취한 로세의 소설을 토대로 영화화. 모로에게 바친 '여배우 영화'의 최고 걸작. 제1차대전 전야, 몽파르나스에서 알게 된 오스트리아 청년 쥘과 프랑스 청년 짐은 문학동료로서 유일무이한 친구가 된다. 어느날 두 사람은 까뜨린느라는 아름답고, 신비적인 아가씨와 만나고, 둘다 매료당한다. 쥘은 그녀에게 구혼, 결혼해 조국으로 돌아간다. 전쟁이 끝나고, 라인강변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을 방문한 짐은 쥘로부터 까뜨린느와 결혼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복잡한 사랑의 심리를 섬세하고 세련된 연출로 극명하게 비쳐낸다. 특히 자유분방하고, 약간 익살스런 모로의 철철넘치는 애교를 포착한 카메라가 멋있다.
49. 1962년 [아라비아 로렌스 - Lawrence of Arabia] 감독 : 데이비드 린 출연 : 피터 오툴, 알렉 기네스, 오마 샤리프, 영국, 222분 <닥터 지바고>, <콰이강의 다리> 등을 만들었던 영국의 거장 데이비드 린 감독의 대표작인 <아라비아 로렌스>는 역사적 맥락보다 는 로렌스라는 인물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 '스펙터클'이면서 동시에 '심리극'이다. 아랍민족으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는 영국인 T. E. 로렌스의 파란만장한 반생을 70mm 대형화면으로 담고 있는 이 작품은, 개봉 당시에는 큰 호응을 받지 못했으나 1989년에 음악, 편집을 재구성, 완전 복원판으로 다시 공개돼 비로소 걸작으로 인정받았다. 피터 오툴, 안소니 퀸, 오마 샤리프, 알렉 기네스의 열연으로도 오래 기억될 걸작.
50. 1963년 [8 1/2 - Otto E Mezzo] 감독 : 페데리코 펠리니 주연 :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이탈리아, 138분 펠리니 감독의 자서전적 영화로 주제적 편집에 의한 대담한 실험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 일부 비평가들은 이 영화의 놀라운 대담성 때문에 일관성이 부족한 영화라고 공언했을 정도. 창조력이 고갈된 영화감독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만들기에 대한 영화'의 대표적인 예인 <8 1/2>은 펠리니 감독의 실제 작품번호였다.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이 무의미한, 지극히 감독의 낭만적 자아에 의존해 있는 60년대 유럽 '예술영화'의 첫 번째 손가락에 꼽히는 작품.
51. 1964년 [스트레인지러브 박사 - Dr. Strangelove:Or How I Learned to Stop Worring and Love the Bomb] 감독 : 스탠리 큐브릭 주연 : 피터 셀러, 조지 스코트, 영국, 93분 <시계태엽 오렌지>와 <2001년 우주여행>으로 유명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스트레인지러브 박사>는 그 자신, 단순한 테크니션으로서의 실험성보다 진정한 작가로 인정받을 만한 재능을 지녔음을 입증한 작품이다. 다큐멘터리 기법을 이용한 흑백촬영, 피터 셀러의 1인 3역의 연기, 핵의 위협에 대한 섬뜩한 경고의 메시지 형상화는 큐브릭 감독의 천재적 연출력을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다.
52. 1965년 [알제리 전투 - La Battaglia di Algeri] 감독 : 질로 폰테코르보 주연 : 부라힘 하제크, 장 마르탕 알제리, 이탈리아, 135분 1954년부터 57년까지 알제리 민족해방전선이 프랑스 식민통치에 대항해 벌인 무장투쟁을 극화한 영화.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표현돼 있으며, 이후 60년대 코스타 가브라스 영화에 내용과 형식면에 많은 영향을 미치 기도 했다. 해방전선의 도시 게릴라 전술, 식민지 경찰기구의 고문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정치적 폭력의 의미를 묻고있는 무게있고 민감한 작품이다.
53. 1965년 [사운드 오브 뮤직 - The Sound of Music] 감독 : 로버트 와이즈 주연 : 줄리 앤드류스, 크르스토퍼 플래머, 미국, 172분 수녀원을 뛰쳐나와 초원에서 시원스레 테마곡을 부르는 마리아. 영화사에 남는 이 대히트 뮤지컬 영화는 그런 가슴두근거리는 씬으로 시작된다. 38년 오스트리아, 후에 가족합창단이 되는 폰 트랩 대위 일가에 얽힌 실화를 명콤비, 로저스 & 하머스타인이 뮤지컬화. 그것을 이번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로버트 와이즈가 로케 효과를 충 분히 살려 영상화한 것이다. 자유분방하고 어린이를 좋아한 수녀 마리아는 원장의 명령으로 엄격한 트랩가의 가정교사를 맡게 된다. 자그만치 7명이나 되는 아이들과 마리아는 노래로 마음을 터놓고, 대위와도 사랑이 싹튼다. 음악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거니와 경쾌한 템포와 리듬, 그리고 영상의 약동감은 압권.
54. 1966년 [안드레이 루블레프 - Andrei Roublev] 감독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주연 : 아나톨리 솔로니친, 이반 라피코프, 소련, 185분 20세기 최고의 영화감독이자 영상시인인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초기 걸작. 침략전쟁, 기아, 질병에 고통받는 러시아 민중의 삶을 배경으로 '예술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묻고 있는 이 영화는 타르코프스키의 작품 중 가장 '역사'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여러 개의 에피소드들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는 '프레스코'구조 를 지니고 있으며, 마치 거대한 프레스코 벽화를 보는 듯한 웅장한 느낌을 준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는 <폭주 기관차>의 감독 콘찰로프스키와 사석에서 대화하던 중에 신비의 베일에 싸여있던 15세기의 성상화가 루블레프에 매력을 느껴 영화화할 것을 결심했다고 전한다.
55. 1966년 [무쉐뜨 - Mouchette] 감독 : 로베르 브레송 주연 : 나딘 노티오, 마리 카디날, 프랑스, 80분 브레송의 영화는 매우 간결하고, 직설적이며, 모든 군더더기를 제거한 단순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그 단순성으로 그는 인간의 죄 와 공포, 구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의 영화들이 리얼리즘 계열에 속하면서도 '초월적'이라는 평을 받는 이유도 그러한 단순성의 미학에 근거한다. 세상에서 버려지고 무관심 속에서 자살에 이르는 한 시골소녀의 이야기인 <무쉐뜨>는 단순함 속에 얼마나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역작이다.
56. 1967년 [적과 백 - Csillagosok', Kantonak] 감독 : 미클로스 얀초, 헝거리, 90분 헝가리 감독 미클로스 얀초의 영화적 특징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카메라, 군중의 집단적 움직임, 평원위에 펼쳐지는 설화적 줄거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롱테이크에 의존한 긴 호흡이다. 얀초의 대표작 <적과 백>은 10월 혁명 50주년 기념으로 헝가리, 소련이 합작으로 제작한 영화. 볼세비키 혁명군과 짜르군의 대결을 묘사한 장면이 일품이다. 미클로스 얀초 감독은 88년도 서울올림픽 기념 총체극을 연출하기 위해 한국에 체류하기도 했었다.
57. 1967년 [오이디푸스왕 - Edipo Re] 감독 :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주연 : 프랑코 치티, 실바나 망가노, 이탈리아, 104분 운명의 장난으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삼은, 고대 그리이스의 에디푸스 비극을 재해석하여 이데올로기와 신화의 관계를 탐구한 작품. 파졸리니는 네오리얼리즘에 영화의 출발점을 두고 있지만 후기작에서는 신화, 전설, 민담의 세계로 관심을 옮겼다. <마태복음>(1964) 이후에 만들어진 파졸리니 최고의 대표작인 <에디푸스 왕>은 황량한 사막풍경, 독특한 의상, 다양한 비서구음악을 사용한 사운드 트랙이 특정한 시간, 공간을 초월한 신화의 세계로 관객을 안내한다.
58. 1968년 [줄 위의 종달새 - Larks on a String] 감독 : 이리 멘첼 출연 : 버츠라프 네스카슈, 루돌프 플루신스키, 체코슬로바키아, 100분 작품의 무대는 1950년대 체코슬로바키아. '인민의 적'들이 '재교육'을 받기 위해 갇혀있는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 다. 무의미한 노동이 매일 반복되는 황량한 이곳을 '인민의 적'들은 유모와 부드러운 기지로 서서히 바꾸어 나간다. 온화한 표면 밑에 칼날같은 비판을 감춘, 스탈린 주위의 오류에 대한 비판장 같은 영화이다. 1968년 완성과 동시에 상영금지를 당했다가 1989년에야 해금되었다.
59. 1968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 2001:A Space Ddyssey] 감독 : 스탠리 큐브릭 주연 : 케어 다레, 게리 록웨드, 윌리엄 실베스타, 미국, 140분 400년전의 인류창세기로부터 신인류의 탄생까지, 인류의 지혜의 진보를 암시하는 것처럼 기분나쁘게 모습을 나타내는 수수께끼의 흑석판 '모노리스'. 그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5명의 과학자를 태운 우주선 디스커러 리호가 목성을 향해 날아갔지만 컴퓨터 할이 승무원에게 반란을 일으킨다. 면밀한 과학성에 토대된 각본이 가진 신비적이라고 할 정도의 리얼리즘, 프론트 프로섹션을 비롯한 수많은 신개발의 특수촬영 테크놀로지가 초래한 유례없는 시각적 체험(SFX 담당은 더글라스 트라블), 슈트라우스의 [푸른 도나우강]이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등 클래식 음악사용의 아이디어, 드물게 보는 영화적 혁신으로 가득찬 이 작품은 큐브릭의 대표작, 혹은 SF영화의 대표작 일뿐만 아니라 영화사상의 불후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60. 1969년 [협녀 - 俠女] 감독 : 호금전 주연 : 서풍 시첸 홍콩,, 175분 깐느영화제 기술대상을 수상한 <협녀>는 중국의 고전을 각색한 걸작. 숲속의 버려진 집에서 신분을 감추고 사는 여검객이 비밀경찰 의 앞잡이들에게 쫓기다가 불교에 귀의한다는 내용이다. 조악했던 홍콩영화의 역사를 급진전시킨 작품으로, 중국의 문학전통, 경극, 음악, 미술의 폭넓은 세계를 보여준다. 환상적인 검술의 엑스타시와 괴담, 궁정사극까지 장르를 포괄하는 높은 수준의 작품.
61. 1969년 [와일드번치 - The Wild Bunch] 감독 : 샘 페킨파 주연 : 윌리암 홀덴, 어니스트 보그나인, 미국, 134분 사라져가는 장르 웨스턴 무비를 위해 헌정된 샘 페킨파 감독의 대표작. 서부의 마지막 사나이들이 폭력의 미학이라 불릴만한 광폭한 액션을 통해 옛 서부영화의 영광과 향수를 전해준다. 존 포드의 <수색자들>, 세리지오레노네의 <원스 오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와 함께 웨스턴 무비를 재해석한 '수정주의 서부영화'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981년 142분 길이의 영화로 재편집되어 상영된 바 있다.
62. 1969년 [이지라이더 - Easy Rider] 감독 : 데니스 호퍼 주연 : 피터 폰다, 데니스 호퍼, 미국, 94분 <비열한 거리>, <방랑자들>과 함께 60년대 최고의 영화로 손꼽히 는 작품. 1960년대 후반, '진정한' 미국을 찾아 오토바이 여행을 떠나는 두 젊은이를 따라가는 이 로드 무비는 마약, 섹스, 록 음악, 히피, 모터 사이클, 여행, 그리고 미국 서부의 대자연을 '여과없이' 보여 준다. 뉴올리언즈의 묘지에서 춤을 추는 장면과 라스트는 특히 압권.
63. 1969년 [지옥에 떨어진 용감한 자들 - La Caduta Degli Dei] 감독 : 루키노 비스콘티 주연 : 다크 보가드, 잉그리드 츄린, 이탈리아, 스위스, 155분 제2차 세계대전이 치열했던 와중, <강박관념>으로 네오리얼리즘의 계기를 만들었던 비스콘틴 감독이 대전 전의 독일을 무대로 나치즘에 의해서 부와 권력을 박탕당해 가는 철강실업가 일가족의 비극을 묘사하면서 역사 그 자체까지 파헤친 집대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 나치가 대두해온 33년의 겨울, 루루 지방에서 세력을 가진 철강 왕, 에센벡가의 모임의 밤, 당사자가 누군가의 음모에 의해서 암살당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발생하는 일가족의 골육상쟁의 싸움과 그것으로 인해 어부지리를 얻으려고 하는 음험한 나치 친위대의 존재를 묘사 해낸다. <베니스의 죽음>에 이은 독일 3부작의 중간에 위치하는 이 작품에 서 비스콘티는 인간의 애증과 상극을 데카당스의 극치라고도 할 수 있는 영상미 속에 부각시킨다.
64. 1971-1974년 [대부 2부작 - The Godfather, The Godfather Part2] 감독 : 프란시스 코폴라 주연 : 알 파치노, 말론 브란도, 미국, 각 175분, 200분 70년대 헐리우드 최고의 화제작. 마리오 푸조의 원작을 뛰어난 영상감각으로 화면에 담았다. <대부 2>는 비평가들에 의해 속편이 전편보다 뛰어나다는 평을 들은 희귀한 예에 속한다. 코폴라는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엮으면서 젊은 돈 꼴레오네의 야망, 불법이민 그리고 그의 아들 마이클이 아버지의 소원대로 불법적인 사업들을 합법적인 사업으로 전환해가는 과정들을 <대부 2>에 담고 있다. 90년 말에 개봉된 <대부 3>는 아쉽게도 대부 2부작에 훨씬 못미치는 평을 받았다.
65. 1971년 [신봉자 - Il Conformista] 감독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주연 : 장 루이 트랜티낭, 스테파니아 산드렐리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115분 정상인의 삶을 살기 위해 파시스트가 되고 결국 그것 때문에 파멸하는 주인공을 그린 영화. 낮은 높이에서 카메라를 움직이는 현란한 테크닉, <시민케인>적인 내러티브 구성 등이 여타의 영화와 차별성을 주는 <신봉자>만의 장점이다. 68년 5월 <마지막 황제>의 스타일 기초를 발견케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카메라를 담당한 비토리오 스토라로는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등 베로톨루치의 여러 영화를 함께 해온 최고의 촬영 감독.
66. 1971년 [시계태엽 오렌지 - A Clockwork Orange] 감독 : 스탠리 큐브릭 주연 : 말콤 맥도웰, 패트릭 마기, 영국, 137분 마약과 폭력과 섹스를 삶의 보람으로 여기는 근미래의 비행그룹. 살인사건으로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투옥된 두목 알렉스는 공격성을 절단하는 세뇌 실험대에 올라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입장이 역전되어 피해자였던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입고, 자살미수 끝에 그는 본래의 흉폭함을 되찾는다. 통렬한 비판이 번뜩이는 끝맺음이다. 유한 마담을 지하도의 부랑자가 애용하는 스틱에 때려눕히고, [싱잉 인더 레인]의 멜로디를 들으면서 강간하는 울트라 폭력을, 거장 큐브릭은 놀랄 정도로 차갑게 연출. 모유성분의 울트라밀크를 먹게 하는 바나 광장 같은 레코드 숍 등 근미래 풍속의 디자인 감각과 맞물려 어두운 테마를 발랄한 미학으로 처리해가는 그의 천재적인 수완이 돋보인다. 알렉스가 애청하는 베토벤의 [제9교향곡]의 웅장한 곡조와 신시 사이저의 창시, 카로스의 추상적인 곡조가 만들어내는 이상한 어두운 공간도 일품. 얼음 같은 냉소주의로 일관한 SF걸작
67. 1971년 [베니스의 죽음 - La Morte A Venezia] 감독 : 루키노 비스콘티 주연 : 다크 보가드, 뵤른 앙드레센, 실바나 망가노, 이탈리아, 130분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를 모델로 했다는 토마스 만의 단편소설의 영화화. <지옥에 떨어진 용감한 자들><루드비 신들의 황혼>과 나 란히 비스콘티 감독의 탐미세계 3부작 중의 한편. 요양을 위해 물의 도시 베니스에 온 독일의 늙은 대작곡가는 무심히 발견한 조각으로 빚은 듯한 아름다운 폴란드 소년의 모습에서, 그가 오랫동안 갈구하고 있던 정신적인 미와 관능적인 미의 완전한 결합체를 발견해 내고, 황홀과 고뇌, 환희와 절망에 흔들린다. 비스콘티는 원작의 설정인 주인공 소설가를 직접 말러로 바꾸어 음악가로 했다. 전편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이 깔리면서 관능의 꿈틀거림을 노래하고 있다.
68. 1972년 [아기레, 신의 분노 - Aguire, der Zorn Gottes] 감독 : 베르너 헤어조크 주연 : 클라우스 킨스키, 로이 구에라, 독일, 94분 뉴저먼 시네마의 기수 베르너 헤어조크의 작품. 전설속의 황금도시인 엘도라도를 찾아나선 스페인 무사들의 이야기를 악전고투의 악조건하에서 촬영한 영화다. 이 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오고 시대를 현대의 정글로 옮긴 작품이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 아마존의 무시무시한 정글 속에서 자연을 압도하는 명연기를 펼친 클라우스 킨스키는 나스타샤 킨스키의 아버지이고도 하다. 영웅심에 사로잡힌 편집광의 묘사가 영화사상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를 받아냈던 작품이다.
69. 1972년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Le Charme Discret de La Bourgeoisie] 감독 : 루이스 브뉘엘 주연 : 페르난도 레이, 델피느 세이리그, 프랑스, 102분 부르조아지의 허세와 가식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반 리얼리즘 계열의 영화. 6명의 부르조아가 식사 초대를 받고 저택에 도착하는 것으로 영화 는 시작된다. 격식을 갖춘 정찬을 함께 먹으려는 그들의 욕망은 갖가지 사건에 의해 방해받게 되고, 그럴 때마다 그들은 어리석은 시도를 되풀이 할 뿐이다. 결국 영화는 그들의 빈번한 좌절과 정처 없는 헤맴으로 끝이 난다. 브뉘엘의 이름을 처음 영화사에 알린 <안달루시아의 개>(1929)의 초현실주의와도 연결되는 만년의 역작.
70. 1972년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 Last Tango in Paris / Ultimo Tango a Parigi] 감독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주연 : 말론 브란도, 마리아 슈나이더, 장 피엘 레, 이탈리아/프랑스, 206분 온세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베르톨루치 감독의 31세 때의 대표적인 걸작. 이탈리아에서는 개봉후 며칠만에 상영금지가 되고 겨우 87년에 해금되었다. 겨울의 파리 아파트먼트 빈방에서 중년 남자 폴은 그 곳에서 만난 젊은 아가씨 잔느를 갑자기 범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헤어진다. 부르조아 아가씨 잔느에게는 텔레비전 디렉터인 약혼자가 있다. 한편 폴은 아내가 얼마전에 자살해 인생에 절망을 느끼고 있었다. 폴과 잔느는 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 아파트먼트의 빈 방에서 계속 만나고, 매조히스틱한 육체에 빠져든다. 하지만 어느날, 폴의 모습이 사라졌다. 절망해 거리를 걷는 잔느 를 불러세우는 폴. 그런 폴을 모른 체 하려는 잔느. 두 사람은 탱고 경연장에 들어가 몹시 취한다. 그리고 사라지는 잔느를 쫓아간 폴은 잔느의 아파트먼트에 강제로 들어간다. 잔느는 폴을 향해서 피스톨을 겨눈다. 생생한 마리아 슈나이더와 말론 브란도의 알몸뚱이를 드러낸 연기. 성의 근처에 있는 고독을 날카롭게 도려낸 걸작.
71. 1972년 [혹성 솔라리스 - Солярис(Solaris] 감독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주연 : 도나타스 바이오니스, 타탈리야 본다르츄크, 니콜라이 그리니코 소련, 165분 조용한 연못, 수초가 흔들리는 수면을 카메라가 천천히 포착해간다. 여기는 21세기의 지구. 온세계의 과학자가 우주 저편 미지의 혹성 솔라리스에 주목하고 있다. 혹성 표면의 플라스머 상태의 '바다'가 유기적으로 두뇌를 가진다고 추측되었지만, 접근에 실패. 심리학자 크리스 케르빈이 조사하러 간다. 하지만 궤도 스테이션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정숙과 광기였다. 케르빈 자신도 10년 전에 자살한 아내 해리의 환영을 가끔 본다. 솔라리스 바다는 인간의 잠재의식에서 기억을 끌어내 실체화시켜 인간에게 작용하기 시작한다. 지구에 대한 가공의 향수를 숨막힐 정도로 애절하게 묘사한 물과 불과 거울과 폐허의 영상시인 타르코프스키의 이상한 SF의 세계.
72. 1973-78년 [칠레전투 - Batalla de Chile] 감독 : 파트리시오 구즈만, 칠레, 3부작, 106분, 99분, 97분 현대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필름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영화는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마르크시스 트의 시각에서 기록된 사건들을 분석하여 관객을 각성된 인식으로 이끄는 '제3영화'의 모범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파트리시오 구즈만 감독은 세계를 해석하는 것으로가 아닌, 변혁시키는 도구로써의 영화에 대한 '믿음'으로 <칠레전투> 3부작을 완성했다.
73. 1973년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 Angst Essen Auf] 감독 :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독일, 90분 36세의 젊은 나이에 약물중독으로 사망한 파스빈더 감독의 대표작. 독일인 할머니와 흑인 청년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 를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멜로드라마의 틀을 넘어서, 서독 자본주 의 사회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속에 자리잡은 파시즘의 흔적을 파헤 치고 있는 수작이다. 파스빈더의 영화세계에 가장 근접하게 다가가는 영화이며, 그의 세게를 이해할 수 있는 전초가 되는 작품이다. 암울하고 음습한 화면전개가 인상적이며 눈물 속의 냉정함을 읽을 수 있는 영화.
74. 1973년 [아메리칸 그래피티 - American Graffiti] 감독 : 조지 루카스 주연 : 리차드 드레이퓨스, 론 하워드, 미국, 112분 청춘영화의 원점이라고 할 작품. 당시 약관 29세의 조지 루카스가 자신의 추억을 떠올리며 약물이나 베트남전쟁이 없었던 62년의 청춘상을 선렬하게 스크린에 되살리고 있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작은 지방도시. 젊은이들의 기분전환은 카스텀 카를 거칠게 몰고 여자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커트, 스티 븐, 테리, 빅 존 4명은 언제나 몰려다니는 친구들. 고교를 졸업하고 동부 대학으로 가는 커트와 티브에게 있어서 최후의 밤이 다가온다. 싸움, 카레이스, 연인과의 이별. 이윽고 밤이 새고,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75. 1975년 [유랑극단 - O Thiassos] 감독 : 테오 앙켈로폴로스 주연 : 에바 코타마니두, 페트로스 잘가디스, 그리스, 230분 1939년부터 52년 사이의 그리스 현대사를 한 편의 영화속에 함축한 앙켈로폴로스 감독의 상징적인 정치영화. 좌파적 정치의식을 지닌 앙켈로폴로스 감독은 그리스 군사독재의 폭압 하에서 검열과 감시의 눈을 피해 이 영화를 완성했다. 사색하는 듯한 완만한 리듬의 롱테이크와 한 쇼트 안에서 시제를 넘나드는 독특한 기법이 특징적인 작품이다. 앙겔로폴로스 감독의 또다른 작품 <안객속의 풍경> 역시 한 편의 서정시를 감상하듯 아름다운 영화로, 그리스를 대표하는 앙겔로폴로 스 감독의 진중한 사회의식과 특이한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76. 1976년 [시간이 흐르면 - Im Lauf der Zeit] 감독 : 빔 벤더스 주연 : 류디가 포글러, 한스 츠슈라, 독일, 176분 '로드무비의 왕'이라는 부제가 붙여질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는 벤더스 감독이 사랑해 온 '길'에 관한 영화이자 로드 무비 이다. 35미리 흑백화면의 절제된 아름다움, 동서독 경계지역의 황량한 풍경, 그리고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삶의 길 위로 영화처럼 걸어가 는 두 남자의 우연한 만남, 여행, 헤어짐이 이 영화의 줄거리다. 고전적 흑백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오버하우젠 선언 이후 독일영화의 부흥을 예고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77. 1976년 [세도 - Ceddo] 감독 : 우스만 셈벤 주연 : 타바라 응다아이유 K, 세네갈, 117분 도무지 영화란 예술장르가 존재할 것 같지 않은 나라 세네갈에서 만들어진 인상적인 영화다. 세네갈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우스만 셈벤은 18세기 세네갈을 배경으로 한 이 역사극을 통해 외세와 민족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토착종교, 이슬람교, 기독교라는 세 힘을 주축으로 권력 엘리트와 민중의 대립관계를 그리고 있는 <세도>는, 아프리카 영화의 힘과 성숙함을 느낄 수 있는 독창적인 작품이다.
78. 1976년 [이레이저헤드 - Eraserhead] 감독 : 데이빗 린치 주연 : 존 넌스, 샤롯트 스튜어트, 알렌 조셉, 미국, 89분 <광란의 사랑>, <블루 벨벳> 등을 통해 충격적 영상세계를 보여준 데이빗 린치의 실질적인 데뷔작. 컬트 영화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데이빗 린치의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으며, 아울러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 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영화이다. 거친 톤의 흑백 촬영, 표현의 기괴함과 독창성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79. 1977년 [파드레 파드로네 - Padre Padrone] 감독 : 파올로 따비아니, 비토리오 따비아니 주연 : 오메로 안토누띠, 사베리오 마리오니, 이탈리아, 114분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이 받는 억압을 소재로 한 영화. 파드레 (아버지)가 곧 파드로네(주인님)인 사르디니아의 농촌 가정에서 자란 주인공이 외부세계와 접하면서 자신을 억압해 온 아버지의 존재를 극복하려 한다는 이야기다. 단편적인 에피소드의 연결로 이루어진 영화이며,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통해 묘사되는 축소된 사회의 모습이 진한 상징을 이루고 있 다. 가비노 레다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로 옮긴 작품.
80. 1977년 [스타워즈 3 새로운 희망 - Star Wars Episode IV: A New Hope] 감독 : 조지 루카스 주연 : 마크 하밀,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알렉기네스, 미국, 121분 아카데미 작곡상을 비롯 7개부문을 수상하고 수많은 열광적인 팬을 낳은 획기적인 SF환타지. 루카스 감독은 이 작품을 시리즈화 하기 위해 젼 9부작이라는 장대한 구상으로 제작에 착수. 이 작품의 메이킹 필름을 보면, 그 작품에 서부극, 연속대활극, 해적영화, B급영화, 그리고 구로사와 아키라 영화로, 과거의 모든 오락영화의 진수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토리는 단순명쾌하다. 다스 베이더가 이끄는 제국군과, 그것에 쫓기는 레아 공주가 이끄는 공화국군과의 장절한 싸움이 테마인데, 최대의 볼거리는 박력있는 공중전이고, 이 촬영에는 14주일이 걸렸다. 캐릭터도 레아 공주를 비롯, 로보트인 D-3PO나 R2-D2, 털복숭이 외계인 츄바카 등이 등장해서 관객을 즐겁게 해준다.
81. 1978년 [나막신의 나무 - L'Albero Degli Zoccoli] 감독 : 엘만노 올리 주연 : 루이지 오르나기, 프란체스카 모리지, 오말 브리료리, 카르메로실버, 프랑스, 187분 <위선의 만찬><성스러운 술꾼의 전설>로 착실히 활약을 계속한 이 탈리아 귀재 엘만노 올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걸작. 무대는 19세기 말, 북이탈리아의 농촌. 소작인으로 일하는 바티스티가의 아들 미네크는 동생을 위해 강옆에 있는 포플라 나무를 한 개 잘라서 나막신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 포플라 나무는 지주의 소유물. 이것이 원인이 되어 일가는 농장에서 쫓겨난다. 에피소드를 엮어 차분하게 묘사한, 가난한 농부들의 인간 모양. 네오리얼리즘의 계승자라고 불린 올미의 소박하면서도 중후한 터치가 빛난다.
82. 1979년 [맨하탄 - Manhattan] 감독 : 우디 알렌 주연 : 다이안 키튼, 마리엘 헤밍웨이, 미국, 96분 뉴욕의 지식인 사회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한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온 우디 알렌의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뛰어난 영화. 복고적인 흑백화면에 담긴 뉴욕의 도회적 '풍경'은 특히 인상적. 촬영을 맡은 고든 윌리스는 현대의 가장 뛰어난 촬영기사의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람이다. 다이앤 키튼, 마리엘 헤밍웨이, 메릴 스트립의 명연기로도 잊을 수 없는 영화. 알렌은 이 영화가 “그가 사랑하면서도 증오하는 도시에 대한 존경인 동시에 비판이 되기를 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83. 1979년 [로이사이더의 째즈 클럽 - All That Jazz] 감독 : 밥 포시 주연 : 로이 샤이더, 제시카 랭, 미국, 123분 브로드웨이 뮤지컬 연출이나 안무를 행하는 초로의 남자를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스토리. 저명한 안무가이기도 한 B. 포시 감독의 자서전적인 영화. 쇼 비즈니스 세계의 압도적인 댄스 씬이 인상깊게 다가오는 매력 적인 작품.
84. 1979년 [지옥의 묵시록 - Apocalypse Now] 감독 : 프라시스 포드 코폴라 주연 : 말론 브란도, 마틴 쉰, 로버트 듀발, 미국, 147분 정글이 아름답게 타오르고, 도어즈의 [디 엔드]가 흘러나오는 60년대말의 베트남. 무더운 사이공의 호텔에서 사령부의 부름을 받은 윌러드 대위는 정글 오지에서 실종되어, 현지인의 카리스마가 되어 왕국을 구축했 다는 소문이 나돈 커츠 대령의 암살밀령을 받고, 부하 4명과 함께 낭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 와중에 나팜 냄새를 편애하고, 전쟁을 즐기는 길고어 대령, 정글의 특설무대에서 병사들을 흥분쾌하는 플레이메이트, 드러그에 빠진 부대, 박력있는 전쟁을 촬영하는 텔레비전 취재반 등 무질서하고, 정신이상적인 현실을 계속해서 목격한다. 포스트 베트남영화의 총결산. 평가를 둘러싸고, 찬반양론을 불러 일으켰지만 어찌됐든 간에 한 시대의 미국과 헐리우드를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초대작.
85. 1979년 [양철북 - Die Blechtrommel] 감독 : 폴커 슐렌도르프 주연 : 다비트 베넨트, 마리오 아돌프, 앙겔라 빙클러 독일, 프랑스, 142분 폴랜드 다이츠히(현재의 구다니스크)를 무대로 27년부터 45년까지 의 어두운 시대를, 소년 오스칼의 눈을 통해 묘사한다. 세살을 맞이한 오스칼은 어른세계를 거절하기 위해 스스로 지하의 창고로 전락. 그날부터 그의 성장은 멈추고, 동시에 괴상한 소리를 지르면 유리가 깨지는 초능력을 몸에 지닌다. 오스칼의 어머니는 남편 알프레이트의 눈을 피해 사촌 오빠와 정사를 거듭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낌과 동시에 성장하지 않는 오스칼에의 절망으로 자살한다. 그 무렵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마을에서는 유태인사냥이 시작된다. 괴상한 소리를 지르면서 큰 북을 두드리는, 성장을 거부 한 오스칼은 그라스가 의도한 이중구조의 세계를 정확하게 잡아내고 있다. 초능력이나 서커스의 난쟁이들 등 비일상적인 요소를 덧붙이면서 폴란드의 어두운 시대를 스테레이트로 표현한 영상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어려운 오크칼 역을 해낸 베넨트의 명연기도 압권.
86. 1980년 [성난황소 - Raging Bull]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주연 : 로버트 드 니로, 미국, 128분 1940년대의 미들급 챔피언이었던 제이크 라 모타-그는 이 영화의 기술고문으로 활약하기도 했다-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 이후 이렇다할 작품을 선보이지 못했던 마틴 스콜세지가 1980년 흑백필름으로 완성한 완벽한 형식미의 수작이다. 드 니로는 이 영화를 찍기 위해 무려 50파운드나 체중을 불려, 옷 안에 다른 것을 집어넣을 필요도 없이 비대하게 된 말년의 라 모타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실제처럼 생생하게 촬영, 편집된 시합장면도 좋지만 무엇보다 흑백화면의 아름다움이 뛰어난 작품.
87. 1982년 [블레이드 러너 - Blade Runner] 감독 : 리들리 스코트 주연 : 해리슨 포드, 룻거하우머, 미국, 117분 80년대 영화 중 최고의 시각효과를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으나 개봉 당시에는 관객들에게 외면당하는 재난을 면치못했다. 시대적 배경은 2019년. <에이리언>, <블랙레인>의 리들리 스코트 감독은 미래의 로스앤젤 레스를 하이 테크놀로지와 제3세계가 뒤섞인 악몽의 도시로 예언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92년 말, 복원판이 상영되어 소수 영화팬들에게 '최고'라는 평을 받았다. 더글러스 트럼벨의 특수효과와 반젤리스의 음악 또한 뛰어나다.
88. 1982년 [E.T. - The Extra - Terrestrial]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 헨리 토마스, 디 워레스, 드류 베리모어, 미국, 115분 소년과 우주인과의 따스한 교류를 묘사해 세계적으로 대히트한 스필버그 대표작. 우주인을 적대자나 침략자만이 아니고 우리들과 동등한, 그 이상으로 지적이고,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존재로서 묘사한 것이, 스필버그 작품의 특징이다. <미지와의 조우>에서 우주인과의 '접근'을 묘사한 스필버그는 이티를 통해 보다 깊게 인간 생활에 들어간 우주인이 결국에는 '혼의 교류'를 나누기에 이른다는 감동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구탐사를 위해 방문한 UFO는 지구인에게 발견될 위기를 피해 동 료 한 명을 남겨두고 사라진다. 그와 만났던 10세의 소년 엘리오트는 형제와 함께 그를 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지만 외계인을 쫓는 나사(NASA)의 손길이 그들에게 다가온다.
89. 1982년 [욜 - Yol] 감독 : 일마즈 귀니 주연 : 타리크 아칸, 세리프 세제르, 터키, 111분 폭력과 고문, 비좁기로 유명한 터키 감옥의 재소자 다섯명의 경험담을 그린 이 영화는 터키의 전제 정치에 항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체제 인사로 알려진 일마즈 귀니가 감옥에서 각본을 쓰고 제작한 작품. 압제와 감옥 등 인권유린에 대항하는 감독의 '정치적' 의도를 읽을 수 있다. 82년 깐느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지만 터키 당국은 '반국가적'인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그를 깐느에서 체포했다. 작품의 제목인 '욜'은 인생의 항로를 의미한다.
90. 1983년 [이블 데드 - The Evil Dead] 감독 : 샘 레이미 주연 : 브루스 캠벨, 엘런 산트와이즈, 미국, 86분 휴가를 맞은 다섯명의 대학생들은 무의식 중에 무덤에서 파낸 괴물로 인해 저주의 사슬에 얽혀, 응당한 벌을 받을 때까지 도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이들은 한 사람씩 괴물로 변신돼가는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손과 발을 절단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경악한다. 이 끔찍한 공포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는 친구와 애인이 한 사람만 남을 때까지 서로 싸워야 되는 것이다. 전미국을 전률케 한 잔인한 호러 영화의 진짜 결정판. 갈기갈기 찢겨지고, 실룩실룩 움직이는 살점. 찌부러진 손가락, 사각사각, 번들번들하고 썩어가는 좀비의 시체. 특수메이크와 SFX가 볼거리인 슬랩 무비의 대표작.
91. 1983년 [파리 텍사스 - Paris, Texas] 감독 : 빔 벤더스 주연 : 해리 딘 스탠톤, 나스타샤 킨스키, 독일, 145분 기억상실로 실어증에 걸린 트래비스가 아내를 찾아나서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 상실감에 대한 묘사가 매우 뛰어난 수작이다. 멜로드라마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주인공들의 잃어버린 사랑찾기에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현대 독일을 대표하는 감독 빔 벤더스와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샘 세퍼드가 이룩한 84년 깐느영화제 그랑프리 작품.
92. 1984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 Once Upon a Time in America] 감독 : 세르지오 레오네 주연 : 로버트 드 니로, 제임스 우즈, 제니퍼 코넬리, 미국, 225분 20년대 세계를 휩쓴 경제공황과 금주법의 시기에 뉴욕 브룩클린에서 자란 다섯명의 소년이 범죄자로 성장한다. 영화는 쉰살이 된 주인공 누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인생과 사랑, 범죄와 죽음을 이야기한다. 세시간 사십오분의 영화길이가 우리나라에선 한시간 사십오분으로 잘리는 비운을 겪기도 했던 작품. 큰 스케일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어디 한군데 모자라는 구석이 없는 이 영화는 미국의 아픈 역사와 이민족들의 뿌리내리기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93. 1984년 [터미네이터 - The Terminator] 감독 : 제임스 카메론 주연 : 아놀드 슈왈츠네거, 린다 해밀턴, 마이클 빈, 미국, 109분 2029년부터 1984년의 로스앤젤레스로 다가오는 무서운 살인머신, 테미네이터. 그는 기계사회에 반역을 시도하는 인간의 리더인 존 코너의 어머니 사라를 밀살하라는 특명을 받고 있다. 한편 존을 경애하는 리스도 그 암살계획을 저지하려고 터미네이터를 쫓아 현대로 온다. 사라를 발견해낸 리스는 터미네이터와 치열한 싸움을 펼친다. 슈왈츠네거가 집요하게 목표물을 겨냥하는 불사신으로 냉혹하고 무자비한 터미네이터를 생생하게 연기해낸 화제작. 기계인간의 정체를 묘사하는 SFX씬이나 폭력 액션이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94. 1985년 [브라질 - Brazil] 감독 : 테리 길리암 주연 : 조나단 프라이스, 로버트 드 니로, 이안홀름, 영,미합작, 135분 <몬티 파이슨>으로 주목받은 귀재 테리 길리암의 악몽적 이미지네이션. 경쾌한 음악 '브라질'이 특히 인상적인 이 영화는 길리암의 패기만만한 실험정신으로 가득차 있다. 배경은 국적을 알 수 없는 20세기의 어느 나라. 컴퓨터 회사에서 근무하는 샘은 정보성 기록국의 말단 관리인이다. 그는 유능했지만 기계에는 넌덜머리를 내고 있고, 미녀를 구하는 수퍼팬이 되는 꿈을 꾼다. 어느날 아침, 사무실 현관에서 꿈 속의 미녀와 쏙 빼닮은 여자 질을 발견한 샘은 그녀를 쫓다 어느새 거대한 악몽속으로 빨려들어간다.
95. 1986년 [나쁜 피 - Mauvais Sang] 감독 : 레오스 까락스 주연 : 줄리에뜨 비노슈, 드니 라방, 프랑스, 119분 누벨 이마주 세대의 천재 영상시인 레오스 까락스가 25세의 나이에 완성한 작품이다. 세 번째 연출자인 <퐁네프의 연인들>을 끝으로 감독포기-20세기에 한하여-를 선언한 까락스의 두 번째 작품이면서 동시에 대표작. '조화'의 어긋남으로 마감되어지는 20세기의 흔미한 정황을 까락스는 밤, 영혼, 비 그리고 사랑, 배반, 공포로서 드러내고 있다. <퐁네프의 연인들>이 '랭보'의 서정을 노래했다면 <나쁜 피> 는 '사랑의 파멸'쪽을 선택한 영화.
96. 1987년 [아이들의 왕 - 孩子王] 감독 : 첸 카이게 주연 : 사원, 양학문, 중국, 196분 중국 '제5세대' 감독으로 분류되는 첸 카이게의 초기 대표작이다. <해자왕>이라는 제목은 <어린이들의 왕 K ing of the Children>의 중국어 표기. 문화혁명 당시의 중국 농촌 국민학교. '책'대로 가르칠 것을 강요 하는 국가와 아이들에게 스스로의 목소리로 말하고, 스스로의 머리 로 생각하라고 가르치려는 교사 사이에서 갈등하는 학생들의 이야기 를 담은 이 작품에서 첸 카이게는 중국 사회주의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97. 1987년 [몽콕하문(열혈남아)] 감독 : 왕가위 주연 : 유덕화, 장만옥, 홍콩, 90분 국내에서는 <열혈남아>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작품. 80년대의 뉴웨이브에 이어 90년대 작가주의를 표방하여 나선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왕가위 감독의 데뷔작이며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 만자량이 주연을 맡았다. 국내에 소개된 홍콩 영화 중 가장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이 작품 은 21세기의 영화를 향하여 열린, 영화의 전통 문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의 거리와 세트 공간을 넘나드는 가운데 폭력이 난무하는 '우울한' 영화. 예측할 수 없는 홍콩의 미래에 맞물린, 홍콩인들의 허무와 패배가 담겨진 수작.
98. 1987년 [바그다드 까페 - Bagdad Cafe] 감독 : 퍼서 아드론 주연 : 마리안네 제게브레히트, 잭 팔란스, 독일, 91분 <슈거 베이비>로 잘 알려진 퍼시 아드론이 '미국인다운 광경'을 '건조한' 감각으로 비춰낸 영화. 라스베가스로 향한 사막 한가운데 '바그다드'라는 허름한 카페를 배경으로 두 여인의 우정이 펼쳐진다. 주제가 '콜링 유'가 인상적이며 자스민 역의 마리안네 제게브레히트의 열연은 단연 주목할만하다.
99. 1988년 [프라하의 봄 -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감독 : 밀로스 포먼 주연 : 다니엘 데이 루이스, 줄리에뜨 비노슈, 레나 올린 미국, 173분 프랑스에 망명중인 체코 작가, 쿤데라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의 영화화. 격동의 시대 체코를 무대로 한 남자와 전혀 다른 타입의 두 명의 여자 사이에서 전개하는 성인의 사랑 드라마. 68년, 프라하의 봄을 구가하는 체코. 그 곳에 한 명의 유능한 뇌외과의사가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토마스. 독신이고, 플레이보이인 토마스는 테레사라는 생면부지의 아가씨와 만나고, 동거에서 결혼에 이른다. 하지만 한편에서 토마스는 그의 분신같은 여류화가 사비나와도 자유로운 사랑을 나눈다. 인생을 가볍게 살아가는 토마스. 그 '가벼움'을 견딜 수 없어하는 테레사. 갑자기 소련의 군사개입으로 토마스와 테레사는 제네바로 도망가지만, 토마스의 바람기를 안 테레사는 프라하로 다시 돌아온다. 유럽 일류의 스탭과 배우가 결집한 지적인 미국 영화.
100. 1989년 [비정성시 - 悲情城市] 감독 : 후 샤오시엔 주연 : 양조위, 이천록, 신수분, 대만, 158분 89년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자인 <비정성시>는 대만 출신의 후 샤오시엔 감독을 세계적인 연출자로 부각시켰으며, 아시아영화의 중흥을 예고케한 작품이다. 일본 천황의 항복선언 이후 중국은 국공내전의 시기에 돌입하고, 혼란과 격변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개성의 한 대만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영화의 훌륭한 점은 수묵담채화를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화면과 지루할 정도의 롱 테이크, 고정된 카메라로 연출한 수 있는 그 영역의 확대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암울했던 시대, 슬픔을 극복하는 난관의 역사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영화형식뿐 아니라 내용의 면에서도 주목할만한 작품이다.